與 “모든 것 녹여내는 개헌 필요”
野 “헌법 전문만 원포인트 개헌”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위원 등과 함께 기념식을 찾았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등 지도부 인사와 의원, 22대 총선 당선자 등 110여 명이 함께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이재명 대표와 의원, 당선자 등 160여 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3년 연속 5·18 기념식을 찾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국민의힘 황우여 비대위원장, 추경호 원내대표와 손을 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그러나 행사 후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문제를 두고는 여야 간에 공방이 벌어졌다. 윤 대통령은 행사 후 식장을 퇴장하면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요구하는 양재혁 5·18 유족회장에게 “잘 챙기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했던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약속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는 기념식 후 기자회견에서 “대선 때 명백하게 공약했고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공약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 (윤 대통령이 기념사에서) 한마디 말씀이 없었다”며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사기죄보다도 더 엄중한 범죄 행위”라고 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개헌안을 다루는)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출범에 동의한다는 말 없이 전문을 넣자는 건 하나마나한 얘기”라고 했다.
이에 대해 황우여 위원장은 “(헌법 전문 수록은) 여러 번 이야기했으니까 (대통령이) 기념사에서 또 언급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며 “헌법 전문은 선언적 성격인데 그것만 수정하는 것으로 아쉬움이 해소될까. 모든 것을 녹여내는 개헌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헌법 전문만 개정하는 원포인트 개헌보단 1987년 이후 바뀌지 않은 헌법을 시대에 맞게 고치자는 것이다.
이날 기념식에서 배우 서태화씨가 헌시(獻詩)를 낭독할 때 윤 대통령이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다. 윤 대통령은 “5월 광주의 거리에 이팝나무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는 말로 기념사를 시작하면서 5·18 당시 광주 시민이 보여준 연대의 의미를 되새겼다. 윤 대통령은 “정치적 자유는 확장됐지만, 경제적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수많은 국민이 있다”며 5·18의 의미가 정치적 자유를 넘어 이제는 ‘경제적 불평등’ 해소와 ‘경제적 자유’ 보장으로 확장돼야 한다고 했다.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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