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위급하다 판단한 듯…“헬기 추락” 첫 언급도
이란 정부 구조대의 구급차가 19일 동부 아제르바이잔주 조파 지역에서 헬기 추락 현장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란 국영T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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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북서부 산악 지역에서 19일 오후 기상 악화로 추락한 에브라힘 라이시(64) 대통령의 헬리콥터(헬기)를 찾기 위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긴급 투입됐다. 험한 산세와 짙은 안개로 수색이 난항을 겪자 상황이 점점 위급해지고 있다고 보고 최신 장비와 정예 병력을 총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라이시 대통령의 생사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란 현지 매체들은 이날 오후 7시경(한국시간 20일 새벽 1시경)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이 혁명수비대를 포함한 전 군과 경찰에 ‘모든 장비와 역량을 (라이시 대통령의) 사고 구조에 투입하라’고 지시했다”며 “이에 따라 혁명수비대 병력이 수색 지역에 급파됐다”고 전했다. 구조에 차출된 병력은 산악 훈련을 받은 공수 특전대로 알려졌다. 혁명수비대는 이밖에 자체 구조 인력 40여명과 의료진, 최신 정찰 무인기(드론)도 출동시켰다.
혁명수비대는 이란이 정규군과 별도로 운용하는 최정예 군사 조직이다. 1979년 왕정을 무너뜨리고 집권한 호메이니가 이슬람 신정 체제를 수호하고 정규군을 견제할 목적으로 창설했다. 규모는 20만명에 달하며, 산하에 육·해·공군과 해외 작전 특수부대(쿠드스군)를 뒀다. 최고 지도자 경호, 호르무즈 해협 순찰 등을 담당한다. 친이란 무장단체들의 지원과 관리, 이들을 이용한 이스라엘 공격도 담당하고 있다. 미국이 테러 단체로 지정했다.
구조대는 일단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를 이용해 라이시 대통령의 헬기가 추락한 위치를 대략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적신월사(아랍의 적십자사)는 “구조팀 수를 40개로 대폭 늘였고, 여러 방면으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상 대책 본부가 꾸려진 타브리즈에는 부통령 등 정부 요인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고 타스님 통신은 보도했다.
한편 이란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늦게 로이터 통신에 “라이시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외무장관, 그리고 동료 승객들의 생명이 ‘헬기 추락 사고(crash)’로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는 이날 첫 발표때는 “헬기가 ‘비상 착륙(emergency landing)’을 했다”고 했다가, 이후 내무장관 브리핑에서는 ‘헬기 사고(incident)’라고 했다. 그러나 수 시간이 넘도록 라이시 대통령과 동승자들의 생존 여부가 확인되지 않으면서 이란 매체들은 ‘헬기 추락’이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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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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