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향후 재정 운영 방향에 대해 ‘민생’과 ‘미래’에 중점을 둬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총사업비 500억원(국비 300억원) 이상의 재정사업을 진행하려면 수개월에 걸친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야 한다.
과학기술계에서는 R&D 재정사업에 대해선 예타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져 왔다. 다만 관련 예타 폐지를 위해선 법 개정이 필요하다.
윤 대통령은 “국가의 존립과 직결된 국가적 비상사태인 저출생 극복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며 “실질적 출산율 제고를 위해 재정사업의 구조를 전면 재검토해서 전달 체계와 집행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도 했다.
또 “세제 지원과 규제 혁파에 힘을 쏟는 한편 공정한 노동시장을 만드는 데도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덕수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 등 주요 인사들에게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저와 우리가 할 일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2년 동안 우리 정부가 열심히 노력해 왔고 나름의 성과도 거뒀지만, 지금은 잘한 일보다 부족한 부분을 먼저 살펴야 할 때”라고 했다.
국가재정전략회의는 내년도 예산 편성을 앞두고 재정 운용 방향을 논의하는 회의체다. 윤 대통령은 작년 6월 국가재정전략회의 때는 정부 R&D 예산의 비효율이나 정치 보조금 문제 등을 집중 지적했지만, 올해 회의에선 지난 임기 2년에 대한 성찰과 함께 각종 민생 현안 해결을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윤 대통령은 “저는 요즘 취임 이후 해온 일들을 돌아보면서 앞으로 무엇을 바꾸고 어떻게 3년의 국정을 운영해야 할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며 “우리 모두가 지난 2년을 돌아보면서 초심을 다지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민생을 풀어내는 답은 절대로 책상 위에서만 나오지 않는다”며 “각 부처 예산 편성과 재정 운영도 철저하게 현장 맞춤형으로 해야만 국민의 삶이 나아질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를 재차 강조하면서 “건전재정이 무조건 지출을 줄이자는 의미는 아니다. 효율적으로 쓰자는 얘기”라며 “비효율적인 부분은 과감하게 줄이고, 필요한 곳에는 제대로 써서 재정 지출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저도 정부 재정을 살펴볼 때면 빚만 잔뜩 물려받은 소년가장과 같이 답답한 심정이 들 때가 있다”며 “특히 총선 이후 재정 건전화 노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어서 앞으로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각 부처가 부처 이기주의를 벗어나 성과가 낮거나 비효율적인 예산을 적극 구조조정 해 줄 것을 주문했다.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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