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1 (토)

"뉴진스 가스라이팅"vs"차별대우"…하이브·민희진 심문기일 팽팽(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JTBC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민희진이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심문기일이 끝났다. 양측은 한시간 넘게 팽팽한 대립각을 세웠다.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동관 대법정에서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심문기일이 진행됐다.

향후 민희진이 해임될 것인지를 가를 결전의 날이었다. 31일 예정된 임시주총에서 '민희진 해임안'이 주요 안건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민희진은 하이브를 상대로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소송을 걸며 방어전에 나섰다.

민희진의 의견이 받아들여지면 80% 지분을 소요한 하이브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돼 해임안이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기각돼 임시주총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하이브가 의결권을 행사하면 사실상 민희진의 해임은 수순이 된다.

사안의 중요성을 입증하듯 많은 취재진이 현장을 찾았다. 오전 10시 22분께 심문기일이 시작됐다. 채권자 민희진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세종과 채무자 하이브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측 변호사들이 참석했다.

양측은 30분씩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각자의 주장을 강조했다. 민희진 측은 "하이브의 경영권 탈취 의혹은 소설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뉴진스의 계약을 깨기 위한 게 아니라 오히려 뉴진스의 권리침해를 막아 계약을 보존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하이브 측은 "전부 민희진의 사익을 위한 행위"라며 "위법행위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가처분 신청은 볼 것도 없이 기각"이라고 반박했다.

민희진 측은 지난달 25일 진행된 기자회견 때와 일관되게 "경영권 탈취는 말도 안된다. 상상만 했을 뿐 실행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이브 측은 "민희진은 오로지 사익 추구를 위해 움직인 사람이다. '뉴진스 엄마'도 적절한 경영자도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기자회견 그 후, 새로 밝혀진 카톡





JTBC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민희진은 하이브의 의결권 행사를 막아야 하고 하이브는 의결권 행사를 통해 민희진을 해임시키고자 한다. 양 측은 이례적으로 프레젠테이션까지 진행했다. 이날 심문기일에선 양측의 주장과 더불어 새로운 증거들도 공개됐다.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극과 극의 해석을 내놨다.

가장 타격감이 큰 건 하이브가 제출한 민희진과 측근들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다. 하이브 측은 "민희진은 뉴진스도 직원들도 존중하지 않았다"며" 뉴진스에 대해선 '아티스트로 대우하기 힘들다', 여성 직원을 향해서는 '개줌마' 등의 표현을 썼다"고 주장하며 경영자로서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희진 측은 "3년 전 채권자(민희진)이 쓰던 노트북을 가져가 포렌식을 통해 개인비밀까지 들춰냈다. 얼마나 증거가 약하길래 그런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구체적인 카카오톡 캡처본은 재판부에만 제공됐다. 하이브는 민희진이 나눈 카톡 일부분만 공개했음에도 다소 수위가 센 표현들이 눈에 띄었다. 여론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법리적인 판단은 또 다른 문제다. 민희진이 해온 언행들이 경영자로서 해임을 당할만한 사유인지까지의 판단은 재판부에 달렸다.

◆ 민희진의 무속경영?…하이브 "멤버 발탁에도 관여"



JTBC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쟁점은 민희진의 무속경영 여부다. 이날 하이브는 민희진이 뉴진스 멤버 발탁 뿐 아니라 데뷔 시기나 어도어 직원을 채용하는데 있어서도 무속인에게 지나치게 의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희진은 사망한 동생이 무속인에게 빙의했다고 믿고 무속인을 동생 이름으로 불렀다"며 "6개월간 5만 8000여건의 카카오톡을 나눴다"고 했다.

또 "회사명에 대해서도 올조이를 선호했지만 민희진은 무속인이 어도어를 고르자 묻지도 않고 어도어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민희진 측은 "무속경영은 말도 안된다. 그리고 무속인과 대화를 한 게 결격사유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 일부 주주간 계약 조항 공개



JTBC

하이브 사옥. 〈자료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민희진의 기자회견 당시에는 비밀조항 때문에 공개되지 않았던 하이브와 민희진의 주주간 계약 내용도 일부 공개됐다.

민희진 측은 '하이브는 민희진이 5년간 어도어 대표이사 직위를 및 사내이사 직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조항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해를 풀 수 있음에도 노력하지 않고 오히려 상황이 악화만 됐다. 해임 사유로는 중대한 이익 침해가 있어야 하는데 전혀 아니다. 어떠한 것도 어도어의 업무 위배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하이브 산하 11개의 레이블이 있고 어도어와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건 빌리프랩과 쏘스뮤직이다. 그들에 비해 어도어가 압도적인 성과를 냈다. 하이브의 차별에도 2년 만에 뉴진스를 큰 성공시켰다. 단기간에 이런 사례 자체가 없다"며 이런 행동이 배임일리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건 (민희진) 프로듀서의 능력과 멤버들과의 깊은 교감"을 이유로 들며 "채권자 민희진의 해임은 채권자 뿐 아니라 뉴진스·어도어 그리고 나아가 채무자에게까지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초래할 것"이라며 민희진의 대표이사직이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이브 측은 '채무자는 채권자를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는 민법 조항을 들며 "이 사건은 살필 필요도 없이 기각되어야 한다. 민희진 대표는 언론을 통해 여론을 호도했다"고 비판했다. 또 "뉴진스 데뷔를 억지로 늦추고 아일릿을 표절한 것도 다 아니다. 오히려 채권자의 뜻을 이뤄주기 위해 파격적인 대우를 해줬다. 투자를 하나도 안한 채권자에게 경영권까지 줬다. 경업금지조항도 일반적이다"라고 반박했다.

◆ 하이브 "'뉴진스 엄마'라는 민희진? 가스라이팅"

JTBC

어도어 민희진 프로듀서가 6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38회 골든디스크 어워즈 with 만디리'에서 제작자상을 받고 뉴진스의 축하를 받고 있다. 특별취재반 / 2024.01.06/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하이브 측은 "민희진은 스스로 '뉴진스 엄마'라고 주장하는데 정녕 맞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지인들과 대화 중에 '아티스트로 존중하기 역겹다' 등의 비하 발언을 쏟아냈다. 가스라이팅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뉴진스 멤버들이 정신적으로 종속되길 바라는 모습이다. 아티스트의 개성을 드러내지 못하게 하는 건 정상적이지 않다. 채권자는 아티스트가 수동적이길 바라며 모녀 관계라는 프레임으로 가두려 했다"고 했다.

나아가 "진정한 엄마라면 멤버들에게 엄마가 돼 방패가 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자신을 보호하고 있다"며 "이 모든 건 공익도 항거도 아닌 민희진의 사익 추구"라며 "뉴진스 부모님을 분쟁의 도구로 사용했다. 뉴진스 엄마들이 채무자와 계약을 안해 문제가 되지 않을 점을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 침묵 깬 방시혁 "K팝을 위해…"



JTBC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관훈클럽 주최로 열린 관훈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사태 이후 하이브 방시혁 의장은 직접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침묵했다. 오직 회사 차원 대응으로만 일관했다. 이날 하이브 측 법률대리인은 "마지막으로 방시혁 의장이 낸 탄원서 중 한 내용을 읽겠다"며 방시혁의 입장을 전했다.

방시혁은 탄원서를 통해 "창작자는 더욱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의 고민에 그치지 않는다. K팝이 영속가능한 사업이 되려면 더 좋은 창작자가 끊임없이 만들어져야한다"고 했다.

이어서 "민희진 씨의 이야기에 대해 멀티레이블 체제가 문제 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정교한 시스템도 인간의 악의는 막을 수 없다. 오랫동안 만든 시스템을 훼손하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 그게 사회 시스템의 저력이라 생각한다. 더 좋은 환경을 위해 선례가 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비장하고 절박한 관전에서 바라보고 있다. 즐거움을 줘야하는 엔터테인먼트사에서 이런 일을 만들어 송구하다. 진정성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대법원 판례도 없는 유례 없는 사건이다. 재판부의 고민도 깊다. 양측의 변론을 들은 재판부는 "분쟁사안에 대해선 충분히 인지했다. 이후 해석이 필요해 보인다"며 "24일까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면 서면으로 제출해달라. 재판부도 임시주총 예정일인 31일 전까진 결정을 내리도록 노력하겠다"며 심문기일을 마쳤다. 민희진의 운명은 임시주총 전에 결정될 예정이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하이브·어도어·JTBC엔터뉴스



김선우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