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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美 관세 폭탄? 中업계, 이미 우회로 확보...타격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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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대美 수출 100% 동남아 생산

6월 만료되는 관세 2년 유예 조치도 대비해

작년 대美 철강 수출 비중 1% 미만

"전기차 저가 공세 장기적으로는 차단 못할 것"

아주경제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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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철강·태양전지 등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하기로 한 가운데, 이번 '관세 폭탄'이 중국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패널의 경우 동남아를 경유해 수출하는 방식으로 이미 미국의 관세를 우회하고 있고, 철강업계는 대미 수출 의존도를 크게 줄여왔기 때문이다. 전기차 역시 저가 경쟁력을 앞세우면 관세가 인상되더라도 시장을 공략할 여지는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태양광 대美 수출 100% 동남아 생산...6월 만료되는 관세 2년 유예 조치도 대비해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은 최근 룽지뤼넝·징아오커지·징커넝위안(진코솔라) 등 중국 주요 태양광 기업들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미국의 이번 관세 인상이 이들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태양광 기업들은 이미 미국의 고율 관세에 대응해 동남아에 생산 기지를 구축했고, 현재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을 전부 동남아에서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뤼진뱌오 중국 비철금속산업협회 실리콘산업전문팀 부주임은 “지난 12년 동안 중국산 태양광 제품이 미국에 직접 수출된 경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2012년 중국 태양광 분야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이후 중국은 대만산 태양전지를 활용해 모듈을 생산하는 우회 전략을 취했고, 이후 미국이 대만산 태양전지에 대해서도 수출을 금지하자 중국은 동남아에서 태양광 모듈을 조립해 미국에 수출해 왔다.

이에 따라 중국 업계는 이번 관세 인상보다는 동남아 4개국(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에 대한 미국의 관세 조치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이 동남아를 경유해 관세를 회피하자 동남아산 태양광 모듈에도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으나, 미국 내 태양광 모듈이 부족하다는 자국 기업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 2022년 6월 동남아산 태양광 모듈에 대한 관세를 2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오는 6월 유예기간이 만료되는데, 미국 내 태양광 제품 생산 능력으로는 수요를 충당하기 어려워 관세 유예를 연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미국이 이 동남아 4개국에서 수입하는 태양광 패널은 80%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지난 2년간의 유예기간 동안 관세 인상에 대비해 자국 제품을 동남아산으로 둔갑시킬 준비를 마쳤다. 뤼 부주임은 "다행히 지난 2년간 기업들이 동남아에서 (태양광 모듈 생산에 필요한) 실리콘 웨이퍼 생산을 늘려왔다"면서 "이렇게 되면 동남아를 경유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동남아산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작년 대美 철강 수출 비중 1% 미만..."전기차 저가 공세 장기적으로는 차단 못할 것"

중국 철강 업계 역시 대미 수출 의존도를 낮춰왔기 때문에 이번 관세 인상으로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 대신 일대일로 협력 국가인 남미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대한 철강 수출을 늘려왔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철강 수출량은 총 81만5000톤으로 전체 수출량(9500만톤)의 1%가 채 안 됐다.

거신 란거철강연구소 부주임은 “중국의 대미 철강재 수출은 감소 추세”라면서 “미국은 이전부터 중국 수출 철강재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벌여왔다. 이미 관세가 부과된 제품도 많은 데다 합금 함량 등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어 이미 수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럼에도 중국의 철강 수출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1분기 중국의 철강 수출량은 2580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이 추세라면 연간 철강 수출량은 2015년 이후 9년 만에 1억톤을 넘어서게 된다.

다만 전기차와 항만 크레인 등 철강재 사용 비율이 높은 제품의 수출 감소에 따른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철강전문조사업체 스틸홈(SteelHome)의 우문장 회장은 "전기차와 항만크레인은 냉·열압연, 도금강판, 형강 등 다양한 종류의 철강을 사용하고 있어 이러한 제품의 수출이 제한되면 간접 수출 규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관세 인상의 중심에 있는 중국 전기차 업계도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CNBC 방송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컨설턴트와 무역 분석가들을 인용해 새로운 대중국 관세 장벽이 단기적으로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수출을 지연시킬 수는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차단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를 그 이유로 꼽았다.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가 현재 25%에서 100%로 4배 오르더라도, 비야디(BYD)를 비롯한 주요 업체들이 저렴한 모델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BYD 역시 미국의 관세 인상에 전혀 위축되지 않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BYD는 미국이 관세 인상을 발표한 날 멕시코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픽업트럭을 출시하며 “우리는 미국에 진출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멕시코 등 다른 지역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BYD는 이날 멕시코 내 공장 건설 계획도 발표했다. 이 경우 BYD는 멕시코에서 생산한 트럭을 관세 장벽을 우회해 미국으로 대거 수출할 수 있다.

이 와중에 미국 백악관은 멕시코 등에도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하고 나서 추후 멕시코, 동남아 등 중국이 우회 수출 기지로 삼는 지역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아주경제=이지원 기자 jeewonle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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