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소속사, '운전자 바꿔치기' 시인···경찰 압수수색 나서(종합)

늦은 밤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난 혐의로 입건된 가수 김호중의 소속사가 유흥주점 방문·운전자 바꿔치기 등의 혐의를 모두 시인했다. 소속사와 일부 팬이 김호중을 감싸는 가운데 경찰은 압수수색에 나섰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사건 직후 김 씨가 매니저와 통화한 녹취 파일을 확보하고 김 씨의 음주운전 가능성을 열어둔 채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또한 김호중의 뺑소니 혐의와 관련해 소속사 차원의 조직적 은폐 시도가 있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차를 몰던 중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를 받고 있다.

사고 3시간여 뒤 김호중의 매니저인 30대 남성 A씨는 사고 당시 김호중이 입고 있던 옷을 입고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의 출석 요구를 받은 김호중은 사고 17시간 뒤인 다음 날 오후 4시 30분께 경찰에 출석했다. 경찰은 차량 소유주가 김호중인 점 등을 토대로 김호중이 직접 사고 차량을 운전했다는 진술을 받았다.

김호중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이날 공식 입장을 내고 경위를 설명했다. 소속사는 "김호중은 소속사 대표인 저 이광득과 함께 술자리 중이던 일행에게 인사 차 유흥주점을 방문했고, 먼저 귀가하던 중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났다. 사고 당시 공황이 심하게 오면서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의 당사자가 김호중이란 게 알려지면 너무 많은 논란이 될 것으로 생각해 너무 두려웠다"며 "현장에 먼저 도착한 다른 한 명의 매니저가 본인의 판단으로 메모리 카드를 먼저 제거하였고, 자수한 것으로 알려진 매니저에게 김호중의 옷을 꼭 뺏어서 바꿔입고 대신 일 처리를 해달라고 소속사 대표인 제가 부탁했다. 이 모든 게 제가 김호중의 대표로서 친척 형으로서 김호중을 과잉보호하려다 생긴 일"이라고 잘못을 시인했다.

그러나 소속사는 "당시 김호중은 고양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 음주는 절대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호중은 사고 발생 후 17시간 뒤 경찰에 출석해 음주 측정이 불가한 상태였다.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김호중의 자택과 청담동에 있는 생각엔터테인먼트 사무실 등을 대상으로 압수 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 등을 확보해 증거 인멸 정황, 수사 방해 의도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다만 해당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는 이미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문화일보에 따르면 김호중 측 관계자는 "사고 소식을 처음 듣고 현장에 도착한 매니저가 본인의 판단으로 블랙박스에서 (메모리 카드를) 뺀 후 없앴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김호중 측은 예정된 콘서트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김호중은 오는 18~19일과 내달 1~2일 창원과 김천에서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 공연에 오른다. 오는 23~24일에는 KBS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 김호중&프리마돈나' 무대에 선다.

허지영 기자 he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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