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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中전문가 "美 관세인상에 EU 동참→中산업개편 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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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둔 정치적 의도" 비판

"전쟁 탓 유럽 분열…동맹 견고하지않아"

중국의 반격 카드는 제한적

농산품 등 관세 인상·보조금 강화 전망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 인상에 유럽국가들이 후속 조치로 동참할 경우 과잉생산 지적을 받는 중국의 일부 산업 분야가 구조조정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한 반격으로 대체재를 찾기 쉬운 농산물 등 미국산 저기술 상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거나 타격을 입은 분야의 보조금을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5일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의도에 배경을 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결정이 서방의 집단적 행동으로 확산하는 등 파급효과를 가져와 공급과잉 우려 속에 있는 중국을 관세 위협에 빠뜨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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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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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펑잉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SCMP에 "유럽연합(EU)이 곧 중국의 전기차 부문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를 마무리할 예정이고, 미국 측 고위급 인사들이 중국에 방문해 공급과잉을 경고한 상황에서 이들은 이미 중국 신에너지 수출 차단에 대해 '동기화'됐다"고 설명했다. 전날 미국은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27.5%에서 100%로 인상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태양전지, 반도체, 배터리, 알루미늄 제품 등의 관세도 25~50%로 올렸다.

천 연구원은 "관련 제품은 미국으로의 수출량이 상대적으로 적다"면서 "즉각적이고 실질적 피해를 주는 것보다는 심리적 영향, 즉 (유럽이) 이를 따르도록 하려는 의도가 더 크다"고 진단했다.

EU의 일관된 후속 조치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왕이웨이 인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유럽은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분열돼 있기 때문에 그 동맹은 견고하지 않다"면서 "관세 인상이 중국 신에너지 산업의 전반적인 이점(경쟁력)을 상쇄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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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관세인상 결정이 중국의 실질적인 과잉생산 문제를 조율하고, 결과적으로 산업 구조조정 등 개편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천 연구원은 "일부 산업에 있어 중국의 생산능력이 과잉상태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서구의 압박이 가중되면서 신에너지 분야에서는 더 많은 인수·합병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부실기업은 제거하고,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기업은 나가야 한다"면서 아프리카 등 신규 시장으로의 진출을 제안했다.

장청웨이 세계경제연구소 국제무역전문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인상은 완성차와 부품뿐 아니라 추후 중국의 신에너지 산업 전반을 억제하기 위한 장기 전략의 시작을 의미한다"면서 "미국이 일찌감치 중국을 봉쇄시키지 않는다면, 향후 전 세계 신에너지 시장에서 중국은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관세 압박에 대한 중국의 반격 카드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도널드 로우 홍콩과기대 공공정책연구소 교수는 "중국이 반격할 수 있는 선택지는 다소 제한적"이라면서 "미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생각할 수 있지만, 하이테크 상품의 경우 중국의 기술 혁신 시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농업 분야 등 저기술 상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한다면, 중국 소비자들은 타격 없이 다른 나라의 대체재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인상된 관세의 영향을 받는 산업 분야에 대한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보다 강화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 경우 비용 부담이 수반될 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의 관세 인상 결정을 부추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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