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패해서 행복하다는 생각이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충격을 줬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이 16일(한국시간) 토트넘이 그토록 맨시티전 패배 이후 화를 낸 이유로 구단 내부에서도 과도하게 아스널과 맨시티의 우승 경쟁을 의식해 토트넘이 져야 한다는 안일함이 있었다고 전했다.
토트넘은 이날 잉글랜드 런던에 있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엘링 홀란에게 연속 실점하며 0-2로 패했다.
토트넘은 승리에 실패하며 5위(19승 6무 12패 승점·63)에 머물렀고 4위 애스턴 빌라(20승 8무 9패·승점 68) 추격이 실패했다.
리그 최종전만 남겨둔 토트넘은 마지막 경기에 승리하더라도 산술적으로 애스턴 빌라를 밀어내고 4위 탈환이 불가능해지면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좌절됐다.
다만 이 경기를 이기길 바라는 토트넘 팬들이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아함을 자아냈다. 이유는 바로 맨시티에 있다. 맨시티가 이 경기를 승리하면서 다시 단독 선두(27승 7무 3패·승점 88)로 올라섰고 2위 아스널(27승 5무 5패·승점 86)과의 우승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날 경기 전부터 토트넘 팬들은 북런던 라이벌 아스널이 2003-2004시즌 이후 20년 만에 리그 우승하는 꼴을 볼 수 없다면서 맨시티전 패배를 주장하고 나섰다.
경기 중에도 맨시티의 골이 들어갈 때 일부 토트넘 팬들이 환호성을 질렀고 "보고 있나 아스널(Are you watching Arsenal)"이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일부 토트넘 팬들은 과도한 맨시티 응원에 홈 석에서 강제 퇴장당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부터 해당 질문을 세 차례나 받으며 화를 참지 못했다. 경기 중에도 그는 벤치 뒤에서 맨시티를 응원하는 토트넘 팬을 향해 삿대질하며 분노를 참지 못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이틀간 구단의 근본이 심각하게 위태롭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생각한다"라며 "내가 다시 밑그림부터 새로 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경기장 안팎에서 모두 다 그랬다"라고 말했다.
경기장 안팎은 물론 구단 내부에서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화나게 한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구단 스태프들이다.
디 애슬레틱은 "포스테코글루는 구체적인 사항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 했다. 하지만 이틀간 그는 구단 안팎의 이슈에 대해 꽤 드러냈다. 결국 모든 문제는 지난 며칠간 있었던 '토트넘이 아스널이 우승한다면 맨시티를 이기길 원할까'로 귀결된다"라고 전했다.
이어 "포스테코글루는 보통 외부의 소음에 대해 말하지 않는 전문가다. 그저 자신의 일에 집중한다. 하지만, 이번엔 피할 수 없었다. 심지어 구단안에서도 그랬다"라며 "포스테코글루가 가장 약 올랐던 건 몇몇 구단 스태프(대부분 토트넘 팬)가 우승 경쟁 때문에 패배하는 것에 대해 안일해 했다"라고 구단 내부에서도 맨시티전 패배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구단 스태프들이 업무에 집중하는 동안 맨시티전 패배 전망은 지난주 동안 스태프들 일부에게서 농담으로 등장했다. 한 지원 스태프가 토트넘이 맨시티를 상대로 유스팀이 출전해야 한다고 농담하자 포스테코글루는 화를 냈다. 물론 토트넘은 이를 부인했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기분은 최근 몇 주 동안 좋지 않은 결과로 악화돼었지만, 이런 상황들이 그의 뇌관에 불을 붙였다. 경기에서 지면 행복하다는 생각이 그에게 충격을 줬다"라고 구단 직원들의 태도를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토트넘은 맨시티전 패배,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진출 실패를 얻었고 시즌 막바지에 구단 분위기도 최악으로 치달았다. 감독 경질이 없는 시즌이 됐지만, 사실상 감독 경질 때와 비견될 만큼 구단은 정신적인 문제가 가득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피하기 어려워졌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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