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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엑스트라→4천만 제작자…‘인생역전’ 마동석의 전무후무한 발자취 [SS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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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마동석. 사진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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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결국 마동석이 해냈다. 마동석이 주연 겸 제작을 맡은 영화 ‘범죄도시4’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트리플 1000만’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앞으로 8편까지 구상 중인 시리즈인 만큼 역사는 진행 중이다.

15일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범죄도시4’는 이날 오전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22일 만에 거둔 결실이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이 33일, ‘파묘’가 32일 만에 1000만을 돌파한 것과 비교해도 약 10일이나 빠른 수치다.

총 네 편에 이르러 4000만 관객을 넘긴 건 국내에서 유일무이한 성과다. 덕분에 ‘범죄도시’ 시리즈는 한국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영화로 우뚝 섰다. 이야기의 지속 가능성과 대중에게도 읽힌 액션과 유머 패턴을 어떻게 극복할지 과제가 남았지만, 대중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마동석의 펀치는 여전히 통쾌하게 전달될 전망이다.

◇“단순한 뚝심, 원하는 건 오락영화”

‘범죄도시’ 시리즈는 마석도(마동석 분) 형사가 평범한 시민을 괴롭히는 악당을 처치하는 단순한 구조다. 복싱을 기반으로 한 마동석의 액션이 관객의 아드레날린을 자극하며, 각양각색 빌런의 서사를 촘촘히 쌓아 후반부 액션신의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장이수(박지환 분)나 초롱이(고규필 분) 같은 캐릭터를 활용한 유머는 작품의 강약을 조율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장첸 역의 윤계상과 강해상 역의 손석구, 주성철 역의 이준혁, 백창기 역의 김무열 등 역대 빌런들은 청춘스타에서 범죄자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진선규, 김성규, 박지환, 허성태, 고규필 등 새 얼굴도 대거 발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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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 사진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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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적 완성도 면에서 아쉽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오락성 측면에선 관객들로부터 충분히 사랑받을 요소가 강하다는 평가다. 이는 오래전부터 “오락영화를 추구한다”는 마동석의 뜻에서 출발했다. 대중과 웃고 즐기고 소통하는 영화를 만드는 걸 추구한 마동석은 친분이 깊은 형사들과 연을 맺으면서 ‘범죄도시’를 기획했다.

10년 넘게 호흡을 맞춘 시나리오 개발 팀 ‘팀 고릴라’와 합을 맞추며 시작 단계부터 총 8편을 구상했다. 현재는 빅펀치엔터테인먼트에서 시나리오를 개발 중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눈에 띄는 소재를 골랐다. 2017년 ‘범죄도시1’이 689만 명을 동원, 흥행은 물론 평단의 호평을 받았고 ‘범죄도시2’가 1269만명을 동원하면서 8편 프랜차이즈 영화 제작이 현실로 다가왔다.

마동석은 “5편부터 8편까지 구상 중이다. 어떤 작품은 ‘범죄도시’ 느낌이 전혀 나지 않는다. 때에 따라선 프리퀄이나 OTT 드라마도 생각하고 있다. 전반부는 이제 끝났고, 후반부를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동석 키워드는 일중독-용인술-리더십

마동석은 스스로 ‘일중독’이라고 자부한다. 촬영이 없는 날이면 운동 후 작가들과 모여 시나리오를 구상하는 게 마동석의 일상이다. 지난 2월 베를린 영화제를 다녀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꾸준히 아이어를 짜 주위 사람들에게 알려줬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밤을 새우고 고민하다 촬영장을 나가기 일쑤다.

이야기 전반의 얼개를 짜는 것부터 캐릭터 의상 및 스타일링까지 마동석의 손을 거치지 않는 대목이 없다. 시즌3에서 초롱이가 착용한 복장과 명품 신발도 마동석의 아이디어다.

마동석은 주요 배역과 연출 등을 직접 고른다. 영화계 대표 의리파로 알려진 마동석은 친한 후배 연출자들의 작품에 출연하면서 데뷔 기회를 안겨줬다. ‘범죄도시’ 시리즈 연출도 친분이 깊은 무명 감독들에게 기회를 줬다. 어울리는 인물을 정확하게 배치한 점 역시 ‘범죄도시’ 성공의 주요 포인트다.

‘범죄도시1’은 오랫동안 데뷔에 실패한 강윤성 감독에게 기회를 줬고, ‘범죄도시2,3’편 연출을 맡은 이상용 감독은 ‘범죄도시1’의 조 감독이었다. ‘범죄도시3’편까지 무술 감독을 맡은 허명행 감독에게 ‘범죄도시4’ 연출을 맡겼다. 재능과 실력, 성품을 갖춘 감독들을 엄선해 연출 감독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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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4’ 감사 인사. 사진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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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배우 역시 마동석이 직접 캐스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도시3’ 빌런 이준혁은 오랜 친분이 있었고, ‘초롱이’ 고규필은 OCN ‘38사기동대’(2016)에서 실력을 알아보고 캐스팅했다. 김무열과 이동휘를 비롯해 다양한 배우들이 마동석의 손을 거쳐 적재적소에 배치됐다. 이외에도 크고 작은 배역에 신인과 무명 배우를 기용하면서 ‘범죄도시’는 ‘무명 등용문’이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현장에선 최고의 리더로 꼽힌다. 험상궂은 외모지만, 센스는 고급이다. 출연 배우는 물론 어린 스태프까지 두루두루 섬세하게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동석 자신이 엑스트라로 출발, 무명의 애환을 익히 알기에 현장의 모든 이들을 인간적이고 따뜻하게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원석 BA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영화적으로 모든 것을 계획하고 준비하고 있으면서, 사람들과는 친근한 형처럼 지낸다. 권위적이거나 계산적이지 않고 인간적으로 대한다. 능력과 인품을 갖춘 태도 덕분에 사람들이 더 많이 챙기고 아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1000만 몰아주기 비판도…피할 수 없는 독과점 논란

쨍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범죄도시’는 그림자도 짙다. 특히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피할 수 없다. 영화관은 좌석 및 상영 점유율 80% 이상을 ‘범죄도시’에 몰아줬다. 극장 전체 100석 중 80석 넘게 ‘범죄도시’에 몰아주면서 남은 10여 석을 갖고 나머지 영화들이 싸우는 형국이다. 딱히 경쟁작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지나친 몰아주기 때문에 병폐가 생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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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 박지환, 김무열, 이동휘가 허명행 감독과 15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범죄도시4’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 무대에 올라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24.04.15.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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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많은 영화관을 배정받는 게 ‘범죄도시’ 제작진의 문제는 아니지만, 힘겨운 영화계에서 홀로 승승장구하는 것이 제도적으로 옳지 못하다는 평가다.

백재욱 영화평론가는 “멀티플렉스가 멀티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한다. 지나치게 수익성 위주로 영화를 할당했다. 아무리 극장이 힘든 상황이라고 하지만, 지나친 것도 사실”이라며 “여러 규제를 도입할 대안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intellybeast@sportssoe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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