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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친윤 색채 '황우여 비대위', 총선 민의에 눈높이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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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고위 당·정·대 협의회 참석한 한덕수 총리와 황우여 비대위원장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왼쪽부터)와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정진석 대통령실비서실장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린 긴급 고위 당·정·대 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5.12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이 12일 비상대책위 인선을 완료했다. 4·10 총선에서 참패한 지 한 달여만이다. 어렵사리 총선 참패 수습의 첫발을 뗐지만, 황우여 비대위의 면면을 보면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인상을 준다. 4인 지명직 비대위원의 경우 비주류 김용태 당선인을 제외한 3명(유상범·전주혜·엄태영)은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된다. 당연직 비대위원인 고위 당직에도 친윤이 대거 포진했다. 정책위의장이 된 정점식 의원은 검사 출신으로 윤 대통령과 가까워 친윤 인사로 꼽히며, 앞서 윤석열 정부 초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추경호 의원은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총 7명으로 구성된 비대위원 절반 이상이 친윤계로 채워진 셈이다. 또 사무총장으로 내정된 성일종 의원은 정책위의장을 지내며 용산 대통령실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국민 눈에는 기존의 주류 진용이 그대로 유지된 모양새로 비칠 수밖에 없다. 비대위는 인선에 지역 안배를 고려했다고 하나 대다수가 보수 지지층이 두터운 선거구 출신이어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아무리 '관리형 비대위'라 하지만, 이런 진용으로 혁신의 밑그림을 그리고 전당대회를 무난하게 치를 확신을 줄지는 미지수다. 당장 비윤(비윤석열)계와 원외 그룹에서는 이번 인선을 놓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벌써 당은 비대위가 정식 출범도 하기 전에 전대를 언제 하느냐를 놓고 계파별, 주자별 셈법이 부닥치며 분란에 빠질 조짐도 있다. 전대 개최 시점은 당초 '6월 말·7월 초'가 중론이었지만, 황 비대위원장은 물리적 여건을 들어 "예상보다 최소 한 달 이상 더 걸릴 수 있다"며 연기론을 들고나온 상태다. 지도부 선출 규정은 더 민감한 사안이다. 친윤계와 영남 의원들은 현행대로 '당원 100%' 선출을 선호하는 반면 비주류는 친윤이 용산 직할 체제를 만든 것이 총선 참패의 원인이라며 다시 여론조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총선 결과를 두고 윤 대통령은 국정운영 2년에 대한 평가라며 심기일전을 다짐하고 나섰지만, 정작 국민의힘 내부는 지리멸렬한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 최근엔 이철규 의원이 자신에게 원내대표 출마를 권유해놓고 불출마를 공개 촉구한 사람이 있다고 하자 배현진 의원이 통화 녹취 파일을 공개하며 이 의원을 비난하는 볼썽사나운 일도 벌어졌다.

황 위원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황 위원장은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지 8년 만에 소환돼 당 사정에 어둡다고 하지만 당대표 등 주요 당직을 섭렵하고 부총리를 지내 보수정권의 생리에 정통한 인물이다. 비록 현재 여당이 어떻게 난국을 수습해나갈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그와 같은 정치 원로의 경륜이 필요하다. 민심이 비대위에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전대 관리가 아니다. 적어도 여권 혁신의 마중물이 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전력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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