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폴라·스코세이지 등 거장 감독들에 할리우드 문 열어줘
로저 코먼 |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미국 할리우드 'B급 영화의 대부'로 불리는 로저 코먼(98)이 세상을 떠났다고 AP, AFP 통신 등이 12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코먼은 이달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 자택에서 별세했다.
1926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난 코먼은 1954년부터 수백편의 영화를 만든 미국 영화계의 '전설'이다.
스탠퍼드대에서 공학 학사 학위를 받은 그는 해군에서 3년간 복무했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는 영문학을 공부했다.
유족에 따르면 '흡혈 식물 대소동'(Little Shop of Horrors), '크랩 몬스터의 공격'(Attack of the Crab Monsters) 등 수백편의 저예산 영화를 제작한 그는 어떻게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영화제작자"라고 답할 만큼 영화는 그의 인생이었다.
유족들은 "코먼은 관대하고 개방적이었으며, 자신을 알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친절했다"고 그를 추억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영화제작자이자 감독인 코먼은 300편이 넘는 영화를 제작했으며 이 가운데 약 50편은 직접 연출했다.
코먼은 2010년 제82회 아카데미 명예상을 받았다.
다른 사람의 재능을 알아보는데도 일가견이 있어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론 하워드, 제임스 캐머런, 마틴 스코세이지 등 거장 감독들을 발굴해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AP 통신은 1970년대 할리우드 영화의 황금기가 코먼의 영화에서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배우 잭 니컬슨은 1958년 코먼의 영화 '크라이 베이비 킬러'로 데뷔했고 로버트 드니로, 브루스 던, 엘렌 버스틴 등 쟁쟁한 배우들도 코먼의 영화로 커리어를 쌓았다.
'터미네이터', '워킹데드' 등의 제작자인 게인 앤 허드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로저 코먼은 내 첫 번째 상사였고, 일생의 멘토였으며, 영웅이었다. 그는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지자 중 한 명"이라고 추모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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