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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데스크칼럼] 올림픽의 경제학…'파리올림픽 특수' 노리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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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김민지 스포츠부장


“올림픽의 진정한 가치는 이기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다. 가장 본질적인 것은 얼마나 잘 싸우느냐에 있다.”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인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의 말이다. 그의 ‘스포츠 정신’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노력은 국제적 공감대를 얻어 1894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조직됐다. 그리고 2년 뒤인 1896년에는 그리스 아테네에서 제1회 근대 올림픽이 열렸다. 그가 전파한 스포츠 정신은 이후 모든 스포츠의 기본정신으로 자리잡았다.

그의 정신이 깃든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인 ‘2024 파리올림픽’이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파리올림픽은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17일간 열전을 벌인다.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하계올림픽이 열리는 것은 1900년, 1924년에 이어 이번이 100년 만이자 세 번째다.

예술, 패션, 미식의 도시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은 뭐가 다를까. 개회식부터 압도적인 장관을 연출할 예정이다. 파리의 중심부를 관통하는 센강을 따라 개막식이 열린다. 강을 배경으로 한 최초의 야외 개막식이자 최초의 무료 관중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올림픽 메달은 프랑스 보석 브랜드 ‘쇼메’가 디자인하고, ‘루이뷔통’이 디자인한 가죽 케이스에 담긴다. 각종 행사에 제공되는 주류는 샴페인 ‘모엣 샹동’으로 잘 알려진 주류회사 ‘모에 헤네시’가 담당한다. 프랑스 선수단은 명품 브랜드 ‘벨루티’ 의상을 입고 개막식에 참여할 예정이다. 그야말로 대형 명품 편집숍이 따로 없다.

쿠베르탱 남작이 근대 올림픽을 부활시킨 의도와 달리, 현대 올림픽의 모습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인식이 짙게 깔려있다. 올림픽이 치러지는 동안 주최국이든, 참가국이든 늘 ‘경제적 손익’ 계산기를 두드려 왔기 때문이다.

이번 파리올림픽의 공식 후원 기업은 80여개에 달한다. 이들이 많은 예산을 투입하며 올림픽 마케팅에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위스 시계 브랜드 ‘오메가’가 대표적인 사례다. 오메가는 2032년까지 올림픽에 필요한 모든 시계를 제공한다.

물론 올림픽이 가져오는 긍정적 효과는 크다. 지역경제 활성화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 등 여러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 국가 이미지가 올라가면 기업이나 제품의 이미지도 동반 상승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파리올림픽이 약 15조원이 넘는 경제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했다. 관광 부문에서만 약 5조2000억원의 부가 수입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과거 우리나라도 1988년 서울올림픽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직접적인 경제효과와 함께 관광산업을 부흥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당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8올림픽의 경제성 평가와 효과분석’이란 보고서에서 “올림픽 관련사업은 많은 부문의 생산이 증가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소득과 고용이 유발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서울올림픽 때 290만명의 관람객이 찾았고, 고용유발 효과는 34만명에 달했다. 생산유발효과는 4조7000억원, 부가가치효과는 1조8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다만 이렇게 추산된 경제적 효과는 공짜로 얻어지는 게 아니다. 흥행이 되지 않으면 ‘올림픽 특수’ 효과도 분명 기대하기 어렵다.

우선 정부의 지속적인 홍보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기업들도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최대한 활용해 글로벌 시장 확대에 주력해야 한다. 다양한 방식으로 올림픽 관련 사업에 참여하고, 특히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수단으로 ‘올림픽 마케팅’을 활용해야 한다. 당연히 국민들의 적극적인 호응과 참여도 필요하다.

파리가 전 세계인의 이목으로 가득 찰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림픽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를 통해 우리는 어떤 전략을 갖고 세계와 만나려고 하는지 꼼꼼하게 점검해야 할 때다.

김민지 기자 minji@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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