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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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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수? 외국선수?' 라건아의 운명은…KBL 이사회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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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KBL-농구협회-소속팀까지 복잡한 '4자 계약' 뜯어보니

각자 이해관계 따지면 국내 선수 인정 어려워…한국 떠날 가능성도

연합뉴스

팬들에게 인사하는 라건아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5일 경기도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수원 KT 소닉붐과 부산 KCC 이지스의 경기.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며 챔피언 자리에 오른 KCC 라건아가 그물 세리머니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5.5 xanadu@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2023-2024시즌 프로농구가 부산 KCC의 우승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슈퍼팀'의 중심 라건아의 거취에 팬들의 이목이 쏠린다.

라건아는 특별 귀화 선수다.

프로농구 소속팀, 대한민국농구협회, KBL이 엮인 '4자 계약' 관계 아래 리그와 국가대표팀에서 뛰었다.

부산 KCC와 계약 기간은 이달 말까지라 라건아의 새로운 거취도 조만간 정해진다.

8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KBL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라건아의 '신분'부터 정리한다.

본래 라건아의 계약이 끝나는 5월 31일 이후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시즌이 이달 초에 끝난 만큼 개최 시기도 빨라질 수 있다.

신분을 비롯해 계약 방식, 기간, 규모, 대한민국농구협회와 계약 연장 여부 등 라건아의 거취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다.

이번 이사회는 라건아를 둘러싸고 '어떤 사안들을 논의해야 할지' 1차로 정리하는 첫 번째 자리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가장 먼저 논의될 사안은 신분이다. 라건아는 2018년 법무부 특별 귀화 심사를 통과해 한국 국적을 얻었지만 외국 선수로 분류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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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의 라건아
[KBL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아무리 별도 수당을 받는 조건으로 대표팀 차출에 응해온 귀화 선수라지만 국적상 이제 국내 선수 자격을 인정해줄 때가 왔다는 목소리가 팬들 사이에서 크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번에도 외국 선수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

라건아가 국내 선수가 되면 영입을 드래프트와 자유계약(FA) 중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 결정해야 한다.

FA를 통한다면 라건아의 몸값은 역대 최고액을 경신할 수도 있다. 그 정도로 '국내 선수' 라건아의 위력은 대단할 걸로 점쳐진다.

라건아는 35세의 노장이지만 지난 시즌 알리제 드숀 존슨을 제치고 KCC의 첫 번째 외국 선수로 활약할 정도로 건재함을 보였다.

플레이오프 12경기에서 평균 22점 12.3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등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뽐냈다.

이런 라건아가 국내 선수가 되면 다른 외국 선수와 나눠 받던 출전 시간제한도 사라진다.

라건아를 데려온 팀은 외국 선수 2명을 추가로 영입해 전력을 한 번에 극대화하는 게 가능하다.

이사회에 참석하는 10개 팀 단장도 이런 가능성을 잘 알고 있다.

라건아가 국내 선수로 정리되면 그를 영입할 수 있을 정도로 샐러리캡에 여유 있는 팀은 2~3개 팀 정도뿐이라 나머지 팀의 반대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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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라건아
[KBL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토론을 통한 합의가 불발돼 이사회가 격론 끝에 표결까지 가게 되더라도 이런 구도라면 라건아가 국내 선수 자격을 받을 가능성은 적다.

이전처럼 특별 드래프트를 진행하더라도 그가 국내 선수가 된 이상 샐러리캡 내 비중이 클 수밖에 없어 팀 사정에 따라 이해관계가 다를 걸로 보인다.

여러 팀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사회에서 연봉 제한을 둔다면 라건아 측이 다른 국내 선수와 차별이라며 반발할 수도 있다.

리그 내부 사정 탓에 한국 국적을 취득한 선수를 배척한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한편으로 외국 선수 자격이 그대로 이어지면 이제 대한민국농구협회와 관계가 복잡해진다.

농구협회가 라건아를 계속 귀화 선수로 쓰고 싶다면 KBL 차원에서 다시 대승적으로 그를 붙잡아둘 필요성이 생긴다.

외국 선수로 최종 분류된 라건아가 여타 외국 선수처럼 각 구단과 협상하다가 한국을 뜰 수도 있다.

KBL은 현재 외국 선수 샐러리캡을 세후 80만달러(약 10억3천만원), 1인 최대 급여 상한은 60만달러(약 7억7천만원)로 정해뒀다.

라건아를 영입하면 급여 구조상 수준 높은 다른 외국 선수를 포기해야 한다고 판단, 어느 구단도 라건아를 데려가지 않는 경우의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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슛하는 라건아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5일 경기도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수원 KT 소닉붐과 부산 KCC 이지스의 경기. KCC 라건아가 슛하고 있다. 2024.5.5 xanadu@yna.co.kr


이렇게 되면 농구협회는 타국에서 뛰는 귀화 선수를 대표팀에 써야 하는 미묘한 문제에 봉착한다.

해당 팀이 차출에 반대하기라도 하면 KBL 팀과 달리 해결이 난망하다.

그를 외국 선수로 쓰려는 팀이 나오더라도 지금처럼 라건아가 귀화 선수로 활약하려면 또 선수 측과 정교한 세부 조건을 합의해야 한다.

2021년 KCC가 라건아와 3년 계약할 때 국가대표 인센티브 등 각종 조건을 그대로 승계할지, 기량이 당시보다 떨어진 터라 조건을 낮출지 등을 후속으로 따져봐야 한다.

여기까지 논의가 진행되더라도 결국 라건아가 떨어진 몸값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동행은 어렵다.

농구협회가 라건아를 귀화 선수로 쓰지 않겠다고 하면 라건아는 '일반 외국 선수'로 KBL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

이 경우 국가대표 수당과 이에 따른 인센티브가 사라지는 만큼 라건아가 받는 돈도 줄어든다.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KBL과 작별할 수밖에 없다.

농구협회는 이번 플레이오프에 전성기와 같은 기량을 보여준 라건아와 동행 여부를 놓고 내부 논의 중이다.

협회 관계자는 "라건아 문제를 본격 토론하기 위해 KBL 측과 만나는 자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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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건아 '덩크슛'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5일 경기도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수원 KT 소닉붐과 부산 KCC 이지스의 경기. KCC 라건아가 덩크슛을 하고 있다. 2024.5.5 xanadu@yna.co.kr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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