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회의서 의대 증원 확대 학칙개정안 부결
증원 의대 31곳 영향 주목
의료계, 장·차관 '직무 유기' 공수처 고발
정부 "회의록 모두 작성"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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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가 7일 의대 정원 증원 학칙 개정안을 부결했다. 재심의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최종 결론을 지켜봐야 하지만 의대 정원이 늘어난 대학에서 처음으로 학칙 개정안이 부결되면서 부산대 외 31곳 의대들의 교무회의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대는 이날 오후 대학본부에서 열린 교무회의에서 의대 정원 증원을 내용으로 한 '부산대 학칙 일부 개정 규정안'을 부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교무회의에는 총장을 비롯해 단과대학장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부산대는 기존 125명이던 의대 입학생 정원을 대입전형시행계획상 200명으로 확정 지을 계획이었다.
다만 내년도에만 입학 정원을 163명으로 정했으며, 이는 증원 인원 75명에서 50%가량을 줄인 수치다.
부산대는 대학이 의대 증원 규모를 확정하기 전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산대 관계자는 "개별 대학이 증원 규모를 확정하기 전 국가 공동체의 책임 있는 주체들이 하루 속히 만나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선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무위원들은 의대생 집단 유급 위기, 전공의 부재에 따른 의료공백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대학이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에 모두 공감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재심의 등을 통해 계획대로 의대 정원 증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학칙 개정안이 부결되면서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의대 정원이 늘어나는 전국 32개 대학들은 지난달 30일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2025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 계획 변경안’을 제출하고 대학별로 5월 말까지 학칙을 개정해야 하는데, 부산대에서 학칙 개정안이 부결되면서 의대 증원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다른 의대들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이 확정되면 부산대는 2025학년도에 정원 38명을 늘리기로 했던 계획과 달리, 기존 정원인 125명의 신입생만을 모집하게 된다.
한편 의료계는 의대 정원 증원 방안과 배분 결정 근거 자료에 대해 정부가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은 것은 ‘직무 유기’에 해당한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주호 교육부 장관 등 5명을 고발했다.
정근영 전 분당차병원 전공의 대표와 의대생 등은 정부과천청사에 위치한 공수처에 조 장관, 이 장관을 비롯해 박민수 복지부 2차관, 오석환 교육부 차관,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 등 5명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직무 유기, 공공 기록물 폐기 등에 대한 혐의다.
정 전 전공의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서 의료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 중 숨기고 싶은 내용이 있었던 것인지, 비합리적인 결정들이 있었던 것인지 근본적인 의문이 생긴다”며 최초 회의록 공개를 요구했다. 정부는 ‘공공기록물관리법’상 작성 의무가 있는 각종 회의체의 회의록은 모두 작성했다고 반박했다.
부산=조원진 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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