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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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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입 공매도, 대부분 시스템 미비 탓"…글로벌 IB들, 알고도 방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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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규 이해 부족·내부통제 시스템 미비·운영자 과실 등 주 사유

"인지하고도 무차입 공매도 땐 과실 아닌 고의"…고발도 가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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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국내에서 공매도 투자를 하는 글로벌 투자은행(IB)에서 최소 2000억 원 이상의 불법 공매도 혐의가 드러났다. 대부분 절차적 문제에 따른 과실로 파악됐지만, 금융감독원은 고의성 여부를 살펴 제재 범위를 정할 계획이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사 대상 IB 14개사 중 조사가 진행된 9개사에서 총 2112억 원 규모의 무차입 공매도가 적발됐다. 한국 공매도 법규에 대한 이해 부족, 내부통제 시스템 미비, 운영자의 과실 등 다양한 사유로 불법 공매도가 발생했다.

조사단에 적발된 위반 사례는 △대여·담보제공 주식 반환절차 미흡 △차입확정 이전 공매도 제출 △내부부서 간 잔고 관리 미흡 △수기입력 오류 등이다. 전반적으로 불법, 불공정과 직접적으로 연계됐다기보다는 잔고 관리 문제가 있는 경우가 대다수였다는 설명이다.

외부에 빌려줬거나 담보로 제공해 처분이 제한된 주식에 대해 반환 확정 전 매도 주문을 제출해 무차입 공매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식이 반환되지 않았는데도 소유 주식으로 계산해 과다 표시된 잔고를 기초로 매도 주문을 낸 것이다.

요청 수량보다 적은 주식을 차입하거나, 차입되지 않은 주식에 대해 충분한 수량이 차입됐다고 착오하고 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차입 확정 수량 입력 이전 공매도 주문을 승인·제출하거나, 주문 제출 이후 사후적으로 차입 관련 기록을 입력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불법 공매도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시스템에 하자가 있었던 것이다.

내부 부서 간 주식 대차 과정에서 이미 대여된 주식을 타 부서에 매도하는 등 소유주식을 중복으로 계산함에 따라 과다계상된 잔고를 기초로 매도주문을 제출하는 일도 있었다. A부서가 B부서에게 주식을 빌렸으나, 거래내역이 반영되지 않아 A부서는 종전의 과다 표시된 잔고를 기초로 매도주문을 내게 된 것이다.

차입 수량을 잘못 입력하거나, 보유잔고를 확인하지 않고 주문을 제출하는 등 수기입력 과정에서 무차입 공매도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

금감원은 위법하게 무차입 공매도가 진행되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고의로 방치한 것인지 면밀히 살필 계획이다. 고의성이 있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수사 기관 고발까지 이뤄질 수 있다.

한편 금감원은 한국거래소와 손잡고 불법 공매도 적발 시스템을 마련 중이다. 기관 투자자에 자체 잔고 관리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구축하게 하고, 이를 거래소에 들어오는 주문과 비교해 무차입 공매도를 자동으로 적발하는 것이 골자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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