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장환 충북대병원 비대위원장 현실성 비판
"우리 병원에 2.4兆만 투자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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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교수들이 의대 증원 정책의 근거가 부실하다고 비판했다. 의대 정원을 늘리면 병원 규모도 대폭 키워야 하는데 수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4일 배장환 충북대병원·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장은 서울대 의대 대강당에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연 세미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충북대 의대 정원이 기존 49명에서 200명으로 4배 늘어났는데, 병원 역시 4배로 늘려야 이를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정책이 현실성이 없다고 꼬집은 셈이다.
배 위원장은 "소규모 학습·실습이라는 의대 교육 특성과 시설 현황을 고려하면 총 120억원을 들여 4층 건물 공간을 전부 바꾸고, 병상수와 교수 현황을 고려해 병원도 4배로 늘려야 한다"며 "그저 2조4000억원만 들이면 된다"고 비판했다.
이날 세미나 참석자들은 일제히 의대 증원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주장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축사에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절대로 필수·지역의료의 근본적 해결 방안이 될 수 없다"며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역시 의료 현장과 교육 현장을 제대로 반영 못 했기 때문에 정원 확대나 정책 패키지 모두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도 이날 세미나 이후 협회 성명서를 통해 정부를 비판하고 정책 폐기를 촉구했다. 전의교협은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법원 결정을 무시하고 아무 자료도 제출하지 않은 채 의대 모집인원 제출 현황을 공개했다"며 "이는 2000명 증원과 배분이 밀실 야합에 의한 것임을 자인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의료계는 지난 2일 서울고등법원에 의대 정원 증원 집행 정지 신청을 냈다. 법원은 오는 10일까지 정부가 증원 규모 2000명 산정의 과학적 근거 자료와 현장실사를 비롯한 조사 자료, 대학별 배분 관련 회의록 등을 제출하라고 했다. 재판부가 이 자료를 인용할지 결정하기 전까지는 모든 절차를 진행하지 말라고도 요청했다.
전의교협은 의학회 등과 연계해 의사 수 추계 모형의 타당성, 예산 및 투자 현실성 등을 검증하고자 국내외 전문가 30∼50명을 모아 정부 근거 자료를 분석한 뒤 공개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전의교협과 별개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의 '5월 10일 전국 휴진', '증원 확정 시 1주간 집단 휴진' 방침과 관련해 "휴진은 각 대학 비대위나 교수협의회가 정할 일"이라면서도 "응급·중환자 진료나 수술은 최대한 유지하면서 휴진하는 데 대해서는 모두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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