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챔프전 평균 득점 역대 10위…국내 선수 중에서는 1위
허웅 지나 슛 |
(부산=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수원 kt의 에이스 허훈이 부산 KCC와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연일 불을 뿜는다.
허훈이 이끈 kt는 지난 3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4차전에서 KCC에 90-96으로 졌다.
3패(1승)째를 안으며 준우승의 위기에 몰린 kt지만 그래도 허훈만큼은 '슈퍼 팀' KCC 선수들을 압도하는 활약을 매번 보여준다.
허훈은 2, 3, 4차전을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3경기에서 120분을 뛰었다. 1초도 쉬지 않은 셈이다.
감기를 앓아 병원에서 진료받고 훈련도 빠졌다는 그는 4차전에 3점 5방 포함, 33점을 퍼부었다.
37점을 올린 3차전에 이어 2경기 연속으로 30점이 넘게 득점했다.
12점으로 다소 부진한 1차전을 빼면 최근 3경기에서는 활약이 꾸준하다.
2, 3, 4차전을 합쳐 허훈은 92점을 넣었고 어시스트 21개를 배달했다.
평균 30.7점 7어시스트를 기록한 것이다. 챔프전 4경기를 합치면 평균 기록은 26점 6.3어시스트다.
허훈의 챔프전 평균 득점은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를 통틀어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 역사에서 10위에 해당한다.
형제의 대결 |
국내 선수만 보면 현재 1위다. 프로농구 원년에 활약한 김영만 전 원주 DB 코치(25.6점)가 2위, 김주성 DB 감독(25.2점·2007-2008시즌)이 3위다.
3차전 기록(37점)은 역대 국내 선수 챔프전 한 경기 득점 부분에서 김영만 전 코치(41점)에 이은 2위고, 4차전 기록(33점)은 7위다.
'농구 대통령'이라 불린 아버지 허재 전 고양 데이원 대표의 챔프전 한 경기 최다 득점은 30점으로 아들 허훈보다 낮다.
허 전 대표가 팀이 준우승에 그쳤는데도 대단한 활약을 인정받아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1997-1998시즌 챔프전 평균 득점도 지금 허훈보다는 낮다.
당시 허 전 대표는 부산 기아 엔터프라이즈 소속으로 7경기에서 평균 23점 6.4어시스트를 기록했고, 부상 투혼을 인정받아 전무후무한 '준우승 MVP'로 프로농구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현재 허훈의 기록보다 평균 득점은 낮고, 어시스트는 근소하게 높다.
KCC에서 형 허웅이 뛰면서 '허 씨 형제 대결'로 챔프전이 관심을 모은 가운데 허 전 대표도 이날 현장에서 허훈의 활약을 흐뭇하게 지켜봤다.
이번 챔프전에서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대거 포진한 KCC의 우세가 예상됐다.
그러나 kt로 3, 4차전 막판까지 한 골 차 접전을 펼치는 등 KCC에 쉽게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KCC로서는 허훈의 활약을 묶는 데 골머리를 앓는다.
허훈 '3점' |
챔프전 미디어데이에서 전창진 감독이 "허훈을 막을 선수가 없으니 막지 않을 거다. 혼자 50점을 넣으라고 할 거다"라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KCC는 허훈을 뺀 다른 선수의 득점을 억제하는 전략으로 임하는 듯했다.
그러나 3차전 37점을 허용하면서 경기를 내줄뻔하자 4차전을 앞두고 허훈에 대한 수비를 가다듬을 수밖에 없었다.
허훈의 장기인 중거리 슛을 막기 위해 엔드라인 쪽으로 몰아간 후 적극적인 도움 수비를 주문했고, 승부처에서는 이호현·캘빈 제프리 에피스톨라가 아닌 포워드 송교창을 전담 수비로 붙였다.
2m가 넘는 송교창이 허훈을 막으러 외곽으로 나가면 KCC의 높이가 낮아지고, 포워드 수비도 헐거워진다.
이를 아는 전 감독은 송교창 투입을 '긴급 상황'에 쓰는 전술이라 언급했으나 경기 막판에는 결국 허훈에게 송교창을 붙였다.
최준용도 허훈을 언급하며 "저렇게 하면 퍼진다"면서도 "링거를 맞고 아파서 훈련에 안 나왔다는데 이쯤 되면 연기하는 거 같다. 맨날 속는다"고 말했다.
kt가 1승 3패로 KCC 쪽으로 급격히 기울어진 챔프전의 흐름을 뒤집으려면 허훈 외 선수들의 분발이 필요하다.
특히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허훈과 원투 펀치를 이루는 배스한테서 공수에서 적극적인 모습이 사라져 kt 코칭스태프의 걱정이 크다.
2차전 36점을 폭발하며 kt에 승리를 안긴 배스는 3, 4차전에는 득점이 20점, 23점으로 뚝 떨어졌다.
이 2경기에서 배스의 필드골 성공률도 30%대로 떨어졌다.
KT 허훈 '날았다' |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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