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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3일(한국시간) 미 메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경기에 선발 1번 중견수로 출전했으나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사실 타구의 내용만 보면 무안타에 그칠 날은 아니었는데 야구라는 스포츠가 그랬다. 팀은 3-1로 이겼지만, 이정후는 이번 보스턴 원정 세 경기에서 안타 하나에 그치며 타율이 종전 0.259에서 0.250으로 떨어졌다. 시즌 출루율은 0.320에서 0.310으로, 시즌 장타율은 0.339에서 0.328로 각각 하락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638이다. 다만 팀이 3-1로 이겨 위안을 삼았다.
보스턴 원정에 오기 전까지는 그래도 타격감이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던 이정후였다. 직전 피츠버그 홈 3연전에서도 모두 안타를 쳤다. 보스턴 원정 이전 타율은 0.269였다. 하지만 보스턴 원정 첫 경기와 마지막 경기에서 안타를 치지 못해 타율이 대폭 깎였다. 사실 좋은 타구들을 멀리 많이 날린 시리즈였는데 독특한 구장 규모 때문에 홈런이 되지 못한 타구가 사흘 내내 나왔다. 이정후로서는 이 타격감이 하필 펜웨이파크에서 터져 나온 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중견수)-호르헤 솔레어(지명타자)-윌머 플로레스(1루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패트릭 베일리(포수)-맷 채프먼(3루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마이크 야스트렘스키(우익수)-닉 아메드(유격수)로 타순을 짰다. 선발로는 영건 좌완인 카일 해리슨이 출격했다.
이에 맞서는 보스턴은 제런 듀란(중견수)-라파엘 데버스(3루수)-타일러 오닐(우익수)-롭 레프스나이더(좌익수)-코너 웡(포수)-개럿 쿠퍼(지명타자)-바비 달벡(1루수)-세단 라파엘라(유격수)-잭 쇼트(2루수)가 선발로 나왔고, 이정후를 상대할 선발은 우완 조슈아 윈코스키였다.
◆ 팬웨이파크가 싫어요… 홈런성 타구, 사흘 연속 안 넘어갔다
이정후는 시작부터 아쉬운 타구에 허탈함을 곱씹어야 했다. 1회 첫 타석 초구 싱커를 힘껏 받아쳐 400피트(약 122m)가 날아가는 큰 타구를 날렸다. 타구 속도는 103마일(166㎞), 발사각은 29도로 홈런 타구에 이상적인 수치였다. 하지만 타구는 중견수 뜬공으로 끝났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이 타구의 기대 타율은 무려 0.800이었고, 샌프란시스코의 홈구장인 오라클파크를 비롯해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볼티모어 오리올스),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신시내티 레즈), 프로그레시브필드(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엔젤스 스타디움(LA 에인절스), 다저스타디움(LA 다저스), PNC파크(피츠버그 파이어리츠), T-모바일파크(시애틀 매리너스), 내셔널스파크(워싱턴 내셔널스), 론디포파크(마이애미 말린스)에서는 넘어가는 타구로 측정됐다. 홈에서 이 타구를 날렸다면 홈런이 나왔을 텐데, 하필 이 타구가 펜웨이파크에서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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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구장이었다면 사흘 연속 홈런을 때릴 수도 있었는데 정작 펜웨이파크의 구장 구조에 막혀 세 경기 동안 1안타에 그친 것이다. 이정후가 아무리 멘탈이 강한 선수라고 해도 잘 맞은 타구가 안타가 되지 않으니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샌프란시스코는 0-0으로 맞선 3회 마이크 야스트렘스키가 솔로포를 터뜨려 1점을 선취했다. 이정후는 1-0으로 앞선 3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으나 중견수 뜬공에 그쳤다. 그러자 보스턴은 3회 반격에서 선두 라파엘 데버스의 중전 안타와 타일러 오닐의 적시 2루타로 가볍게 동점을 만들었다.
이정후는 4회 실책성 플레이를 저질렀다. 이번에도 햇볕이 문제였다. 4회 1사 후 라파엘라의 타구가 중견수 방면에 떴다. 무난하게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그런데 이정후가 공을 찾지 못했고 결국 2루타로 기록됐다. 실책이 아닌 안타로 기록됐다. 다만 이정후는 이후 듀란의 잘 맞은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걷어내며 실책성 플레이를 만회했다. 잘 맞은 라인드라이브성 타구였는데 이정후가 빠른 타구 판단으로 뛰어 내려왔고 마지막 순간 몸을 던지며 공을 잡아냈다. 모자와 선글라스가 벗겨질 정도로 몸을 아끼지 않았다. 이정후는 그라운드를 손으로 내리치며 분을 풀었고, 동료들은 이정후를 격려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정리했다.
다만 이후에도 안타는 나오지 않았다. 이정후는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좌익수 뜬공에 그쳤다. 샌프란시스코는 1-1로 맞선 7회 선두 패트릭 베일리, 그리고 맷 채프먼의 연속 안타로 기회를 만든 뒤 타이로 에스트라다의 적시타로 귀중한 점수를 벌었다. 이어 1사 후 닉 아메드가 희생플라이를 쳐 1점을 더 보탰다. 다만 아메드 직후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이번에도 좌익수 뜬공에 머물렀고, 타석 기회는 더 찾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선발 해리슨(5이닝 3피안타 7탈삼진 1실점)을 필두로 워커(1이닝 무실점), 밀러(1이닝 무실점), 로저스(1이닝 무실점), 도발(1이닝 무실점)이 이어 던지며 보스턴의 추격을 봉쇄하고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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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이날 네 개의 뜬공을 기록했다. 첫 번째 타구 속도는 103마일, 두 번째 타구 속도는 96.9마일, 세 번째 타구 속도는 87.3마일, 네 번째 타구 속도는 93.8마일이었다. 95마일(153㎞) 이상 타구를 의미하는 하드히트가 절반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를 하나도 만들지 못했다. 이정후의 불운이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도 있다. 하드히트 타율이다.
이정후는 올해 좋은 콘택트 능력, 그리고 낮은 헛스윙 비율을 보여주며 타석에서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3일 경기 전까지 이정후의 콘택트 능력은 90.6%로 메이저리그에서 세 번째로 좋았고, 8.0%의 삼진 비율은 루이스 아라에스(마이애미·7.7%)에 이어 리그에서 두 번째로 낮다. 콘택트가 좋고 삼진이 적다는 건 그만큼 인플레이가 되는 타구가 많다는 의미다.
인플레이타구의 질도 나쁘지는 않다. 이정후의 타구 속도와 하드히트 개수는 리그 평균을 넘어 상위권이다. 그런데 하드히트의 타율이 좋지 않다. ‘스포츠 인포 솔루션’에 따르면 하드히트가 안타가 될 확률은 48.4% 정도다. 95마일 이상의 빠른 타구이기 때문에 당연히 수비수들로서는 대처할 시간이 짧아 안타가 될 확률이 매우 높다. 하지만 이정후의 하드히트 안타 비율은 35.4%에 불과했다. 리그 평균에서 이렇게 차이가 나는 선수는 거의 찾아 보기 드물다.
이정후의 이 비율이 유독 낮은 건 시즌 초반 땅볼이 많았다는 점을 생각할 수 있다. 이정후는 좋은 콘택트 비율을 가지고 있는데 공을 강하게 맞히는 재주가 있다. 그러다보니 타구 속도는 빠른 편이다. 하지만 땅볼로 내야에 갇히는 경우가 많아 자연히 하드히트 타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정후를 향한 상대 시프트도 꽤 집요했다. 내야 시프트에 손해를 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근래 들어서는 발사각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뜬공 비율이 점점 높아지는 와중에서 이 하드히트 타율이 오르지 않는다는 것은 운이 없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인플레이타구타율은 어쨌든 평균과 수렴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계속해서 현재의 좋은 타구질을 유지할 수 있다면 앞으로 성적은 계속 좋아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예전처럼 땅볼이 많이 나오지 않고 뜬공이 늘어나면서 타구 속도가 유지된다는 것은 이정후가 폭발을 앞두고 있다는 하나의 기대 요소가 될 수 있다. 안타가 나오면 무섭게 몰아치는 선수인 만큼 지금은 결과보다는 계속된 과정을 이어 가는 게 더 중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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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로는 베테랑 우완 애런 놀라가 나선다. 놀라는 올 시즌 6경기에서 39.1이닝을 던지며 4승1패 평균자책점 3.20으로 잘 던지고 있다. 우완인 놀라가 선발로 나서는 만큼 이정후는 특별한 일이 없다면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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