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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국회의장과 한국정치

‘김진표 때리기’에 거침없는 차기 국회의장 후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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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법 처리 ‘미온적 태도’ 겨냥

박지원·우원식·정성호 등 맹비난

차기 경선 ‘선명성 경쟁’ 모양새

더불어민주당이 ‘김진표 때리기’에 거침이 없다. 표면적으로는 2일 국회를 통과한 채상병 특검법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 출신 김진표 의장이 ‘여야 합의’를 강조하며 미온적인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차기 국회의장 후보의 ‘선명성’ 경쟁이 원인이란 분석이다. 의장 후보들이 선명성을 부각하기 위해 일제히 김 의장 비판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일보

김진표 국회의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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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박지원 당선자는 2일 SBS 라디오에서 김 의장 등을 대상으로 한 욕설 논란에 대해 재차 사과했다. 그는 “무조건 제가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한 건 잘못됐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사과한다”고 했다. 박 당선자는 전날 방송인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김 의장에 대해 욕설을 해 논란이 됐다. 직후 그는 “방송 시작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박 당선자는 이날 욕설 사용에 대한 잘못은 인정하면서도 김 의장에 대한 비판을 거두진 않았다. 박 당선자는 차기 의장 경선 출마 뜻을 직접 밝히진 않았지만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 중 하나다.

의장 경선 출마를 공식화한 우원식 의원은 이날 박 당선자의 욕설에 대해선 ‘잘못’이라고 하면서도 김 의장 비판엔 동참했다. 그는 BBS 라디오에서 “총선 민심은 윤석열정부에게 회초리를 들었다. 국회에 일을 제대로 하라고 요구를 한 것”이라며 “김 의장께서는 남은 기간 개혁 입법과 민생 입법 처리에 대해 정말 협조해 주셔야 한다”고 했다.

다른 경쟁자인 정성호 의원 또한 전날 입장문을 통해 “제가 만일 의장이 되면 저를 대신해서 외유를 보내드리겠다”고 비꼬았다. 김 의장이 본회의 이후 진행 예정인 해외순방 일정을 두고 사실상 ‘외유성’이라 조롱한 것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들의 김 의장 비판이 사실상 ‘국회의장 선거운동’이란 평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선명성이 제1기준이 되다 보니 국회의장의 합의 처리 강조가 잘못으로 여겨지는 상황”이라며 “의장 후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지금 국면에 김 의장을 때리는 게 득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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