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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레바논에 난민 방지 '협력 대가' 1조5천억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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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EU 회원국 키프로스 난민 급증…튀니지·모리타니에도 유사 지원

연합뉴스

레바논 방문한 EU 집행위원장
(베이루트 로이터=연합뉴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2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방문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5.2 photo@yna.co.kr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2일(현지시간) 레바논에 난민의 유럽 유입 방지에 협력하는 대가 등으로 향후 3년간 10억 유로(약 1조 5천억원)의 재정 지원을 약속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방문해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 니코스 크리스토두리데스 키프로스 대통령과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원금이 난민 등 레바논 취약계층에 대한 기본 서비스 제공, 경제 개발 지원, 이주민 밀수 근절을 포함한 국경 관리 지원 등에 활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는 레바논의 이주민 관리를 위해 합법적 유럽행 이민 통로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동시에 (유럽행) 불법 이민을 막고 밀수를 근절하기 위한 레바논의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U의 이번 발표는 중동 분쟁 여파로 레바논에서 EU 회원국인 키프로스로 향하는 난민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데 따른 대책이다.

섬나라인 키프로스와 260㎞가량 떨어져 있는 레바논에는 이미 팔레스타인인 21만명, 시리아인 150만명 등 난민이 대규모로 거주하고 있다.

EU는 가자지구 전쟁으로 중동이 불안해지면서 레바논에서 EU로 향하려는 난민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키프로스는 지난달 초 레바논에서 출발한 시리아 출신 난민이 급증하자 망명 승인 절차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시리아 난민과 관련해 "시리아로의 자발적 귀환보다 유엔난민기구(UNHCR)와 협력하에 보다 체계적인 접근 방식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EU는 앞서 튀니지, 모리타니와도 잇따라 업무협약 및 파트너십을 체결, 사실상 난민의 유럽행을 억제해주는 대가로 한 대규모 재정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인권단체들은 EU의 이러한 접근 방식이 이민자에 대한 인권침해를 부추기는 등 사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비판해왔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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