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사태 불똥이 엉뚱하게 아이브에게 튀었다. 신곡 ‘해야’ 뮤직비디오를 놓고 중국 누리꾼들이 “중국풍”이라고 비난하며 악플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연예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하이브-어도어 민희진 대표 공방의 최대 피해자로 꼽힌 걸그룹 아이브가 신보 발표 뒤 당당하게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국 누리꾼들의 ‘몽니’ 피해자가 됐다.
지난 달 29일 발매한 아이브의 미니 2집 ‘아이브 스위치’는 발매 직후 월드와이드 아이튠즈 앨범 차트 3위로 진입했다. 지난 달 30일 기준으로 전세계 16개 국가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타이틀곡 ‘해야’는 3개 국가 및 지역 아이튠즈 톱송 차트 최정상을 차지했다.
‘해야’ 뮤직비디오는 공개 19시간만에 1000만뷰를 돌파했다. 지난 달 30일 기준 유튜브 뮤직비디오 트렌딩 월드 와이드 1위에 올랐다. 국내 가요계가 하이브 사태에 이목이 쏠린 가운데 거둔 성과라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하지만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억지 주장으로 이들의 성과를 깎아내리고 있다. 아이브의 뮤직비디오 속 한국적인 상징이 “중국 문화를 훔쳤다”는 것이다.
‘해야’의 뮤직비디오는 한국 전통문화와 상징을 재해석한 유니크한 상징과 콘셉트가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저고리, 노리개, 곰방대 등 한국의 미를 현대적으로 재창조했다.
아이브 뮤직비디오 2D 원화(작화 총괄, 콘셉트 아트, 캐릭터 디자인)를 담당한 박지은 작가는 자신의 블로그에 “동아시아 3국 중 한국만이 동양화-한국화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이러한 논란과 역사가 바로 한국적인 특성”이며 “전통회화 섹션인 인물화, 영모화, 산수화 개념으로 전통적이지만 낯선 한국성을 클래식하면서도 트렌디하게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 사태 불똥이 엉뚱하게 아이브에게 튀었다. 신곡 ‘해야’ 뮤직비디오를 놓고 중국 누리꾼들이 “중국풍”이라고 비난하며 악플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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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국 누리꾼들은 수묵화 일러스트, 상운, 멤버들의 헤어 매듭까지 모두 중국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중국의 억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특히 K걸그룹을 향한 비난이 유독 거세다. 지난 2022년 프랑스 파리 패션위크 당시 아이브 장원영의 봉황비녀도 중화풍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2021년에는 블랙핑크 제니 패션이 ‘훙하이얼’(红孩儿, 빨간아이)이라고 주장했다.
방탄소년단처럼 글로벌한 인기를 얻은 보이그룹에 대해서도 억지 주장을 펼쳤지만 강한 팬덤에 목소리를 낮춘 적도 있다.
지난 2020년 방탄소년단이 ‘밴플리트 상’을 수상한 뒤 “한국과 미국이 나눈 고통의 역사, 많은 분들의 희생을 잊지 않겠다”고 수상소감을 전하자 “한국 전쟁 당시 중국 군인들의 희생을 무시한 것”이라고 트집잡았다. 하지만 전세계 아미들의 반발에 결국 스스로 비난을 멈췄다.
전문가들은 중국 누리꾼들의 이같은 행태는 문화 소프트파워 강국인 한국에 대한 경계심과 열등감이라고 분석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1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삼계탕 부채춤까지 중국 것이라고 억지를 부린다. 잘못된 중화사상의 발로현상”이라며 “20년 전만 하더라도 아시아권 중심이 중국이었는데 이것이 한국으로 넘어가자 열등감에 사로잡힌 것으로 본다. 향후에도 이를 바로 잡기 위한 여론 형성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 누리꾼이 지적하는 일부 오브제는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중첩된 형태로 나타날 수 밖에 없다. 상운(祥雲)은 삼국시대 고구려 벽화나 백제 금동대향로에서 발견된다. 구름과 산을 주되게 표현한 수묵화는 차고 넘친다. 때문에 이를 지적하는 건 억지스럽다는 게 학계 주장이다.
양승훈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장사상은 한중일이 2000년을 공유했기 때문에 이를 문제삼는 건 억지스럽다”며 “중국에선 관영언론이 이런 이슈를 주도하고 서브컬처에서 비판 여론을 키우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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