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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인터뷰] '범죄도시4' 김무열, 철저히 준비된 마동석 원픽 빌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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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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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이 보고 나서 판단해 줄 것 같다"

배우 김무열(41)은 영화 '악인전'(2019)으로 한 차례 호흡을 맞췄던 마동석의 부름에 주저 없이 뛰어들었다. 캐릭터에 매몰된다면 엇나가기 마련이지만 김무열은 상대 배우들과 어떻게 장면들을 만들어갈지 우선적으로 고민했다. 그러던 중 어느 순간 백창기가 사람 간의 관계 속 느끼는 것들이 선명하게 보였고, 인상 깊은 악역 캐릭터를 구축해내는 데 성공했다.

20대 시절 카포에라, 칼리아르니스 등 여러 무술을 경험한 점도 큰 이점이 됐다. 간결하고 빠른 단검 액션은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고, 체력 소모가 엄청난 근접 격투 역시 무리 없이 소화하며 마동석과 허명행 감독 기대에 부응할 만한 액션 실력을 제대로 뽐냈다.

전작 빌런들의 강렬함 탓에 심적 부담감과 압박감이 있었을 테지만 노력으로 극복한 김무열. "작품의 크기와 캐릭터의 경중을 떠나서 좋은 작품이라면 참여할 준비는 언제든 돼 있다"며 남다른 도전 정신을 드러낸 데뷔 23년 차 배우의 강렬한 빌런 연기가 관객들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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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4'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어땠나.

"사실 1편이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었음에도 많은 관객수를 모으긴 했지만 '범죄도시'가 시리즈화 될 거라 예상 못했다. 나도 영화를 재밌게 봐서 ('범죄도시1') 역할 하나 했으면 재밌게 할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을 했다. 마동석 형의 추진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고 나서 (마동석에게) '범죄도시4' 출연 제안이 왔을 때 역할을 주면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여전했다. 바로 답을 드리지 않았지만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범죄도시' 시리즈 빌런들과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백창기는 감정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는다. 악, 깡, 분노 등을 최대한 감추고 억누르는 편이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빌런 가운데 가장 이성적으로 즉각적인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인물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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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창기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중점 둔 부분이 있나.

"내가 하는 작업이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건 맞지만 더 중요한 것은 공동 작업이다. 캐릭터에 매몰된다면 엇나가기 마련이다. 상대 배우들과 어떻게 장면들을 만들어갈지에 대한 고민을 우선적으로 했다. 그랬더니 어느 순간 고요하게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었던 순간이 있더라. 백창기가 사람 간 관계 속에서 느끼는 것들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대사가 적어서 아쉽지 않았나.

"사실 백창기 입장에서 기회라고 포착된 상황 경우 대사로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관객들이) 캐치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시사회에 참석한 지인들이 백창기의 눈빛 등이 좋았다고 하더라. 그렇게 봐 주는 사람이 있어서 (내 전략이)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물을 나타낼 수 있는 키워드를 먼저 생각해서 만들지 않고 기본적인 것에 대해서 생각한 뒤 확장하고자 했다. 관객들이 보고 나서 판단해 줄 것 같다."

-백창기 스타일링은 어떻게 준비했나.

"허명행 감독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용병 출신이라는 걸 듣고 자료들을 찾았는데 근육질의 마초적인 사진들이 잔뜩 있더라. 헤어스타일과 의상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허명행 감독과) 미팅 하면서 (생각했던 게) 산산조각이 났다. 머리도 단정하고 문신이 있긴 하지만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런 것들을 허명행 감독이 나에게 역제안을 했다. 처음에는 강렬함에 사로잡혀 있어서 바로 받아들이지 못했는데 허명행 감독과 만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그때부터 허명행 감독에 대한 믿음이 견고해졌다. 의구심이 있었으나 (내가) 원했던 지점과 잘 맞아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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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을 신뢰하게 된 계기가 있나.

"지금까지 (마동석이) 해 왔던 행보를 보면 아시겠지만 배우 이외에 작품 제작 및 기획도 한다. 같이 연기할 때 느껴지는 게 훌륭하더라. 물리적인 한계가 있을텐데 끊임없이 탐구한다. 이 정도로 열심히 하는 분을 못 봤다."

-마동석의 파워를 알 수 있었던 에피소드가 있었나.

"마지막 비행기 액션 장면이 떠오른다. 조그마한 곳에서 서로 주먹질을 하다가 마동석의 팔을 쳤다. 내가 때렸는데 마동석은 맞은 줄 모르더라. 내 주먹이 아팠다. 칼을 잡아야 했는데 인대가 다친 느낌이 들었다. 다행히 뼈는 괜찮았다. (촬영 이후) 마동석에게 죄송하다고 했는데 왜 그러냐고 하더라. 손이 너무 아픈데 차마 이야기하지 못했다. 참고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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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촬영이 힘들거나 어렵지 않았나.

"액션 팀이 콘티를 잘 짜왔고 잘 맞춰준 덕분에 수월했다. 허명행 감독도 무술 감독 출신이라 어떤 포인트에서 (액션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3일 정도 액션 촬영을 계획하면 보통 2.5일에 마무리 됐다. 그리고 제 수하로 나왔던 김지훈은 복싱 국가대표 출신인데 주먹이 빨라서 상대 액션 팀들이 맞는 연기를 할 때 박자가 맞지 않았다. 그 부분이 액션 촬영할 때 가장 재밌었던 에피소드다."

-액션 연기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준비했나.

"20대 시절에 카포에라, 칼리아르니스 무술을 배웠던 적이 있다. 경험이 있다 보니 단검을 어떻게 사용해야 되는지 알고 있었다. 그리고 '범죄도시4' 촬영 직전에 넷플릭스 '스위트홈2' 촬영을 했는데 역할이 현직 특수부대 캐릭터였다. 당시 부대원들과 실제 근접 격투 세미나를 받았다. 의도치 않게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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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생긴 뒤 직업적으로 책임감이 더 생겼나.

"현장에서 일할 때는 (당연히) 아들이 보고 싶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연기할 때 아들을 가진 아빠로써 책임감을 갖고 임하진 않는다"며 "최근에 뉴스에 나간 적이 있다. 아들도 생애 처음으로 TV를 시청했다고 하더라. 아빠가 나오니까 신기해 했다고 하더라. 연기 뿐만 아니라 사람으로 살아가는데 있어서 어떻게 살아가야 될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아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믿기지 않았다. 보고 있는데 현실인가 싶더라. 아직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는 것 같다. 육아가 바쁘다 보니 앉아서 마주 보고 있으면 내 아들인가 싶다. 자고 있는 모습 보면 (아직도) 신기하다. 제가 잘 붓는 스타일인데 그걸 닮았다. 그리고 아이가 주로 엎드려 자는 걸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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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어떤 연기가 잘 맞는 배우라고 생각하나.

"놀면 일하고 싶고, 일하면 놀고 싶어하는 스타일이다. 정적인 작품을 하다 보면 몸이 근질거리고, 동적인 걸 하면서 체력이 부치는 거 같으면 앉아서 하는 작품을 하고 싶다. 장르나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은 것보다 관객들이 어떻게 이야기를 재밌게 봐줄지 고민하는 편이다. 작품의 크기와 캐릭터의 경중을 떠나서 좋은 작품이라면 참여할 준비는 언제든 돼 있다."

-'범죄도시4'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

"잘됐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요즘 힘든 사람들이 많지 않나. 그런 분들이 '범죄도시4' 보는 순간이라도 잠깐 잊고 마석도 형사 등에 업혀 답답함이나 불편한 마음들을 잠시 잊길 바라는 마음이다."

박상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hoo@jtbc.co.kr(콘텐트비즈니스본부)



박상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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