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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韓축구 '도하 참사'… 40년 만에 올림픽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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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6일(한국시간)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에 패배한 뒤 낙담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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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파리올림픽 최종 예선을 겸해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에 무릎을 꿇으며 40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됐다. 한국 축구 역사에 남을 '도하 참사'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축구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인도네시아에 패배했다. 연장전까지 2대2를 기록했던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10대11로 밀리며 4강행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목표를 3위 이상으로 잡았다. 3위까지는 파리올림픽에 직행하고 4위는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88년 서울올림픽 때부터 매번 본선 무대에 올랐던 한국은 이날 패배로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 축구가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것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대회 이후 40년 만이다.

운이 좋지 않았던 것이 아닌 예견된 참사였다. 대한축구협회가 이번 대회를 면밀하게 준비해야 하는 지난달 황 감독을 U-23 대표팀이 아닌 A대표팀을 이끌게 해서다.

해외에서 활약 중인 주축 선수들의 차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도 아쉬움이 남는다. 양현준(셀틱), 배준호(스토크 시티), 김지수(브렌트포드) 등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각 소속팀에서 차출을 거절해 U-23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경기 초반부터 인도네시아에 끌려간 한국은 전반 15분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45분 인도네시아의 자책골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지만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에 한 골을 허용하며 1대2로 전반을 마무리했다.

황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선수 3명을 바꾸며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교체로 나선 이영준이 후반 25분 퇴장당하며 한국은 수적 열세에 놓였다.

파리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이번 대회에서 3위 이상을 거둬야 하는 만큼 한국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위기의 순간에 한국을 구한 건 정상빈이다. 후반 39분 인도네시아의 골망을 흔들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전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웃지 못했다. 10대10인 상황에서 12번째 키커로 나선 이강희가 실패하며 한국의 파리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사상 처음으로 U-23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했던 인도네시아는 이날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파리올림픽 출전권 획득에도 한걸음 다가갔다. 인도네시아가 이번 대회를 3위 이상으로 마무리하면 1956년 멜버른 대회 이후 68년 만에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다.

인도네시아가 이번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데는 2020년부터 A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신 감독의 지략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4위에 자리한 인도네시아는 전력상 한 수 위로 평가받는 24위 호주, 71위 요르단을 조별리그에서 차례로 제압한 뒤 23위 한국까지 무너뜨리고 4강에 진출했다.

한국 축구가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 못하면서 우리나라는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48년 만에 하계올림픽 출전 선수 수가 200명 아래로 내려갔다. 또 구기 종목에서는 여자 핸드볼만 참가하게 됐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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