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2026학년도 정원 공표하고 학칙 개정은 이후에"
전의교협 "정부가 탈법·편법 조장…정상적인 절차 아냐"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25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의료원에서 열린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24.03.25. jhope@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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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교육부가 전국 의과대학에 오는 30일까지 2026학년도 대입 모집 정원을 공표하라고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의대교수들이 탈법적인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을 당장 멈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은 26일 오후 "교육부는 탈법적 의과대학 대입전형시행계획 변경 진행을 당장 중지하라"는 내용의 제9차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교육부가 30일까지 2026학년도 대입 모집 정원을 공표하라는 공문을 보내면서 학칙 개정 등 필요한 절차는 공표 이후 마무리해도 된다고 안내했다"며 "무엇보다도 규정과 절차를 존중해야 할 교육부가 나서서 탈법과 편법을 조장하고 있으니 개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했다.
대입 모집 정원 발표 등 학내 결정은 교무회의, 평의회 등 구성원들의 의사를 반영해 진행해야 하는데, 이를 생략하고 공표부터 한 뒤 관련 행정절차를 진행하라는 것은 부당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 2025학년도 입학 정원 결정 과정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전의교협은 "2025년 입학 정원은 이미 2023년에 적법한 절차를 통해 공표했고, 입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고등학교 내신 성적과 봉사활동 등 미리 챙겨야 할 것이 많기 때문에 미리 공표한 것"이라며 "천재지변이나 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구조 개혁, 첨단학과 신설 등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서 소규모 변경이 이뤄진 전례가 있지만 지금처럼 대규모 순증원이 수시 접수를 5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지는 예는 전무하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의료개혁을 명분으로 증원을 서두르고 있지만 백번 양보해서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도 의료개혁을 위해 대학 입시의 틀을 갑자기 바꿀 수 있다는 내용은 고등교육법 법조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며 "법을 무시하고 정부 마음대로 입학 제도를 뜯어고칠 예정이라면 2023년에 발표는 왜 했고 2026년 입학 정원 발표는 굳이 왜 지금 하라고 하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입 수험생은 이미 고3 1학기 중간고사까지 마친 시점이라 내신 성적이 거의 대부분 확정된 상태인데 이제 와서 지역할당제를 포함한 대입 제도를 손 본다는 게 수험생, 나아가 대학 1학년 재학생에게까지 어떤 혼란을 가져올지 정말 모르고 있느냐"며, "지금처럼 불법적인 요소가 반영된 증원이라면 더욱 더 구성원 의사를 엄중하게 물어야 할텐데 교육부는 이조차 무시하고 신청을 서두르라고 강요하고 있다. 장관은 4월 말까지 신청하라고 강요하고 담당자는 기한을 넘기더라도 받아주겠다고 했다니 이게 정상적이냐"고 반문했다.
이들은 "우리 사회에서 공정과 기회 균등이 가장 강조되는 분야가 대학 입시이고 현 정권의 집권 과정에서도 이 부분이 큰 기여를 했음을 모두가 알고 있다"며 "이렇게 중요한 영역에서 이처럼 무원칙과 무질서, 편법과 탈법이 판을 치게 된 것은 도대체 누구의 책임이냐. 적당한 명분만 갖다붙여서 아무때나 입시제도를 뜯어고칠 수 있다는 선례가 남으면 무너진 신뢰를 어떻게 다시 회복할 것이냐"고 되물었다.
전의교협은 마지막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모든 학내 의사 결정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과 교육부의 부당한 지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앞으로 발생할 입시와 의대 교육의 대혼란과 폐해에 대해 정부와 그에 동조한 관련자들의 책임을 엄중하게 묻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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