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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 대혈투 울산, 요코하마와 1, 2차전 합계 3-3 만든 뒤 승부차기에서 4-5 패배…ACL 결승 진출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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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울산 HD가 아시아 정상 무대로 가지 못했다.

울산은 24일 일본 요코하마의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4강 2차전 요코하마 F.마리노스(일본)와의 경기에서 연장 혈투를 벌여 2-3으로 졌다.

그렇지만, 1차전 홈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던 울산은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이 없어 합계 3-3 동률인 상태에서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4-5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2020년 우승 이후 4년 만에 정상 도전 기회를 얻고 싶었지만, 무산 됐다. 통산 2회(2012, 2020년) 우승 경험이 울산을 이긴 요코하마는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을 꺾은 알 아인(UAE)과 결승전을 갖는다. 지난해까지 울산에서 뛰었던 박용우가 뛰고 있어 흥미로운 맞대결이다.

홍명보 감독은 주민규를 최전방 공격수로 세우고 공격 2선에 루빅손-이동경-엄원상을 내세웠다. 이규성과 마테우스 중앙 미드필더, 포백 수비는 이명재-김영권-황석호-설영우가 나섰다. 조현우가 골문을 지켰다.

비가 쏟아지는 경기에서 울산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패스는 요코하마가 더 섬세하게 했고 13분 남태희가 수비 사이로 밀어준 볼을 황석호, 김영권이 서로 걷어내기를 미루는 사이 아사히 우에나가에게 실점했다. 남태희의 패스 위치가 절묘했다.

당황한 울산을 상대로 요코하마는 공격 속도를 더 높여 대응했고 20분 다시 골맛을 봤다. 마테우스의 패스를 로페스가 받아 패스하는 척하며 왼발 슈팅, 뒷짐을 진 김영권 옆으로 지나 골이 됐다.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던 울산이다. 요코하마는 틈을 놓치지 않았고 30분 우에나가가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하필 볼을 막겠다며 다시 뒷짐을 지고 볼의 궤적을 보던 김영권 등 뒤로 지나가 골이 됐다.

그래도 아직 희망은 있었다. 1차전 1-0 승리로 합계 1-3, 두 골만 넣으면 됐고 34분 이규성을 빼고 보야니치를 넣어 중원에서 균형을 잡으려 애썼다. 절묘하게도 1분 뒤 이동경이 오른쪽에서 올린 왼발 코너킥을 마테우스가 머리로 받아 넣었다.

다 기울어져 가던 경기의 전환점이었다. 이후 행운도 따랐다. 39분 역습 상황에서 엄원상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방향을 전환해 슈팅하려던 순간 가미지마 다쿠미가 태클하다 손으로 볼의 전개를 막았다. 이란 출신 호주 국적의 알리레자 파가니 주심은 그대로 퇴장과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요코하마 벤치에서 항의하는 코칭스태프에게도 경고가 날아갔다. 키커로 나선 보야니치가 골을 넣으며 2-3을 만들었다.

수적 우세를 앞세운 울산은 추가골을 넣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고 이동경의 오른발 슈팅이 크로스바에 맞고 나오는 불운을 겪었다. 그래도 추가 실점 없이 전반을 마쳤다.

후반 시작과 함께 요코하하는 남태희와 엘베르를 빼고 야마네 리쿠, 에두아르도를 넣었다. 지키며 이기겠다는 심산이었다. 울산은 균형 잡기에 주력했고 2분 만에 설영우의 패스를 받은 보야니치가 오른발 땅볼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그렇지만, 주심은 비디오 판독(VAR)을 했고 보야니치의 슈팅 장면에서 울산의 오프사이드를 지적, 무효가 됐다.

오는 29일 김천 상무를 통해 군복무를 준비하는 이동경은 울산을 결승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를 경기력을 보여주려 애썼다. 울산은 공격하기 바빴고 요코하마는 걷어내며 기회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19분 마테우스가 머리로 골을 넣었지만, VAR에서 오프사이드로 확인, 골이 취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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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골을 더 넣으면 울산이 더 안정감 있는 경기 운영을 할 수 있었다. 요코하마는 울산의 심리를 노려 수비를 마테우스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의 간격을 좁혀 세우며 대응했다.

울산은 루빅손이 22분 헤더를 시도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계속 후방과 측면에서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정확도가 떨어졌고 24분 주민규와 이동경을 빼고 마틴 아담과 이청용을 투입했다. 아담의 높이와 힘, 이청용의 경험에서 나오는 볼 배급으로 요코하마 수비를 무너트리려는 시나리오였다.

실수를 줄이고 정확한 공격 시도만 성공하면 승산이 있었던 울산이다. 역습만 차단하면 됐다. 슈팅이 수비벽에 맞고 나오는, 요코하마의 결사 항전에 막혀 아쉬웠지만, 참고 계속 시도하는 것이 필요했다. 서로 골을 넣어야 끝나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2대1 전환 패스를 계속 시도하며 페널티지역 안으로 볼을 넣기를 반복한 울산은 38분 엄원상, 마테우스를 빼고 고승범, 김민우 카드를 던졌다. 38분 아담의 헤더 패스가 루빅손의 머리에 닿지 않아 아깝게 왼쪽 골대 옆으로 지나갔다.

시간은 계속 흘러 한 골 승부를 해야 하는 40분대로 접어들었다. 40분, 아담이 왼발로 강하게 슈팅했지만, 골대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41분 김민우의 슈팅은 왼쪽 골대에 맞고 나왔고 이어진 공격에서 아담의 헤더도 골키퍼 정면으로 갔다.

공격하게 지칠 울산을 요코하마는 웅크리며 역습이라는 효율적인 전략을 구사했다. 추가시간은 7분이 주어졌다. 줄기차게 측면 크로스를 시도한 울산이지만, 몸을 던지는 요코하마 수비에 막혔다. 아담의 헤더가 다시 나왔지만, 애석하게도 골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결국 승부는 연장전으로 향했다. 골을 넣고 지키는 팀이 승리하는 단순한 조건이었다. 울산은 연장 전반 1분 김영권의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골키퍼가 놀라 걷어냈다. 이어진 코너킥에서는 이청용의 헤더가 골대 왼쪽 바깥 그물을 흔들었다.

비가 계속 내려 체력 소모가 심해 집중력 유지가 어려웠다. 실수 하나가 승부를 가를 수 있었고 울산은 4분 루빅손을 빼고 켈빈을 마지막 승부수로 내세웠다.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 켈빈은 중앙으로 볼을 가지고 들어오며 과감한 공간 돌파로 요코하마의 수비벽 허물기에 올인했다.

양팀의 실수가 조금씩 나왔다. 요코하마도 마지막 카드로 지난해 울산에서 뛰다가 전북 현대로 이적해 홍명보 감독에게 큰 비판을 받았던 아마노 준을 14분 그라운드로 내보냈다. 연장 후반 15분을 불태우고 결과를 볼 아마노였다.

연장 후반 시작 전 해리 키웰 요코하마 감독은 심판에게 항의하다 경고를 받았다. 이상한 분위기에서 최후의 15분이 열렸고 요코하마는 비축한 체력으로 역습을 풀고 공세에 나섰다. 조현우 골키퍼가 선방하며 위기를 모면했다. 울산은 좌우로 크게 패스했고 10분 김민우가 코너킥에서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였다. 13분 김민우의 왼발 발리 슈팅도 아깝대 골대 오른쪽 옆으로 나갔다.

요코하마 골키퍼는 승부차기로 가기 위해 드러 누워 교묘하게 시간을 끌었다. 추가시간은 3분이 주어졌지만, 골은 나오지 않았고 심장 파열의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선축은 울산이었고 아담이 첫 번째 키커로 나서 성공했다. 요코하마도 로페스가 잘 넣었다. 두 번째 키커는 켈빈도 과감한 킥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미즈누마까지 성공해 뒤로 갈수록 부담이 커졌다. 세 번째 키커 고승범은 한참 볼을 바라봤고 오른쪽으로 정확하게 차 넣었다. 홍 감독의 얼굴도 상기 됐다. 요코하마도 마츠바라가 넣었고 키웰 감독은 고개를 떨궜다.

네 번째 키커는 이청용, 평소 슈팅 강도가 다소 약했지만, 정말 강하게 찼고 골키퍼 손에 맞고 들어갔다. 요쿄하마는 아마노가 등장했고 조현우와 눈빛 싸움을 벌인 뒤 오른쪽으로 넣었다.

길게 당긴 고무줄이 끊긴 것은 다섯 번째 키커에서였다. 울산은 J리그 경험이 풍부한 김민우가 나서 왼발로 킥을 했지만, 골키퍼 손에 걸렸다. 이후 요코하마 마지막 키커가 성공하며 경기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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