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 기자]
페달을 밟으면 "아이오닉 5, 그냥 전기 택시 아니야?"라는 생각이 사라진다.
최근 친환경차 대세로 하이브리드가 무섭게 떠오르고 있지만, 아이오닉 5는 현대차의 '간판' 전기차 다운 위엄을 자랑하고 있다. 단순히 디자인이나 가격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500㎞에 달하는 주행거리와 부드러운 승차감을 경험하면, 수많은 택시 기사들이 아이오닉 5를 선택한 이유를 깨닫게 된다.
아이오닉 5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활용해 만든 첫 번째 양산형 전기차다. 현대차는 출시 당시 친환경 브랜드였던 '아이오닉'에 준중형 차급을 의미하는 '5'를 더해, 자신들의 야심작에 아이오닉 5라는 이름을 붙였다.
신형 아이오닉 5.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소영 |
페달을 밟으면 "아이오닉 5, 그냥 전기 택시 아니야?"라는 생각이 사라진다.
최근 친환경차 대세로 하이브리드가 무섭게 떠오르고 있지만, 아이오닉 5는 현대차의 '간판' 전기차 다운 위엄을 자랑하고 있다. 단순히 디자인이나 가격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500㎞에 달하는 주행거리와 부드러운 승차감을 경험하면, 수많은 택시 기사들이 아이오닉 5를 선택한 이유를 깨닫게 된다.
아이오닉 5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활용해 만든 첫 번째 양산형 전기차다. 현대차는 출시 당시 친환경 브랜드였던 '아이오닉'에 준중형 차급을 의미하는 '5'를 더해, 자신들의 야심작에 아이오닉 5라는 이름을 붙였다.
빠른 충전 속도와 주행거리를 기반으로 지난 3월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누적 30만8114대를 판매,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호조가 계속되자 현대차는 3년 만에 부분변경을 거친 신형 아이오닉 5를 선보이게 된다.
대다수 부분변경 모델들은 디자인 성능의 향상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아이오닉 5는 다른 흐름을 보인다. 디자인 변경은 물론 배터리 성능까지 향상된 것이다. 현대차는 신형 아이오닉 5에 SK온의 4세대 배터리를 탑재, 기존 458㎞ 주행거리를 485㎞까지 늘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량 가격을 동결했다는 점이 또 다른 포인트.
트렁크 문을 열면 165㎝ 성인도 거뜬히 앉을 수 있는 공간이 나타난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소영 |
자세한 주행거리와 승차감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20일 서울시 용산구에서 강원도 양양군에 위치한 낙산해수욕장까지 왕복 400㎞ 가까운 거리를 아이오닉 5와 함께했다. 장거리 전기차 시승은 처음이라 떨리는 마음을 안고 계기판을 확인했더니 '남은 주행거리는 480㎞'. 막연한 불안감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하필 배정된 차량의 색상이 무광 회색이여서 그런지, 아이오닉 5의 디자인이 기존과 크게 달라지지 않아서인지 첫인상은 거리에서 많이 본 듯한 택시같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었다. 이날 시승을 함께한 동승자 또한 아이오닉 5의 외관에 대해 "검은색 차량을 제외하고는 모두 택시같다"고 답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전국 택시 운행 현황을 살펴보면, 가장 많이 운행하고 있는 전기 택시 모델 1위가 바로 아이오닉 5(1만4440대)로 나타났다.
드라마틱한 변화가 없었다는 생각은 실내에서 비로소 보완된다. 환한 색상의 실내에 큰 인포테인먼트 화면은 널찍한 내부를 더욱 크게 느껴지도록 만든다. 현대차는 호불호가 갈렸던 중앙 디스플레이 베젤 색상을 흰색에서 검은색으로 바꿔 시인성을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디지털 사이드 미러도 또 다른 장점이다. 사이드 미러 위치에 카메라가 놓여있는 디지털 사이드 미러가 익숙하지 않아 초반에는 시선이 자꾸 밖을 향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보이는 사이드 미러의 편리함이 커지기 시작했다.
비가 오는 날에도 선명하게 보이는 디지털 사이드 미러.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소영 |
20일 전국에 비가 쏟아졌지만, 창문과 사이드 미러에 빗방울이 고여 눈을 찌푸려야 하는 불편함도 없었다. 현대차는 신형 아이오닉 5 디지털 사이드 미러의 형상을 둥글게 다듬고, 전체적인 크기를 줄여 접었을 때의 돌출량까지도 신경썼다.
아이오닉 5의 진짜 '맛'은 페달을 밟았을 때 시작된다. 기어를 바꾸고 엑셀을 밟자 전기차 특유의 '웅'하는 소리와 함께 차가 부드럽게 앞으로 나가기 시작한다. 짧은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에 걸리는 시간)을 자랑하는 전기차답게 페달을 밟는 힘에 따라 속도가 빠르게 붙고, 빠르게 줄어든다.
회생제동을 켰을 땐 전기차 특유의 울렁거림이 느껴졌지만, 회생제동을 끄도 모드를 스포츠로 변경하면 잘나가는 세단 못지 않은 주행감을 느낄 수 있다. 울렁거림도 빠르게 사라진다. 현대차는 주행의 맛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신형 아이오닉 5에 노면 진동을 완화하는 '주파수 감응형 쇽업소버'를 신규로 적용, 차체 하부와 후륜 휠 하우스 등 주요 부위의 강성을 강화했다.
연비와 충전에 대한 경험은 '완벽'에 가까운 수준이다. 장거리 전기차 운행에 지레 겁을 먹고 남은 주행거리가 200㎞ 정도일 때, 첫 번째 충전을 시도했다. 당시 아이오닉 5의 남은 배터리 잔량은 30%. 고속도로 휴게소의 고속 충전기를 이용하니 80%까지 충전하는데 불과 15분이 걸리지 않았다. 불안감에 90%까지 충전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총 25분 안팎. 충전요금은 약 1만7000원이 나왔다. 준중형 가솔린 차량의 경우와 비교하니 절반 이상 저렴한 가격에 '이게 전기차구나' 감탄을 멈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실제 연비와 주행거리도 공인 기록보다 우수하다. 1박2일 서울~양양, 양양~강릉 등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지만 부수적인 충전이 필요 없었다. 공인 주행거리는 485㎞지만, 실제 주행거리는 500㎞에 달했다. 서울에서 부산은 물론 전국 어디라도 충분히 가고도 남는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연비도 회생제동을 이용하면 급격히 높아진다. 신형 아이오닉 5의 공인 연비는 5.1㎞/kWh이지만, 회생제동을 켜고 고속도로를 달리니 최대 8.5㎞/kWh 연비까지 기록할 수 있었다. 실제로 운전을 하면서 계속 높아지는 연비에 항속 운전의 재미까지 느낄 수 있었다.
현대차 전기차의 기준이 된 아이오닉 5. 반전은 차 문을 열었을 때 시작된다. 길을 가다 멈추면 어쩌지, 충전도 불편하진 않을까. 전기차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이 피어오를 때 기억하면 좋을 듯 싶다. 아이오닉 5, 주행거리 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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