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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의대 정원 확대

출구 안 보이는 의정 갈등…정부 “의대정원 원점 재논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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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의료개혁 지속 추진” 강조

-의료계, 특위·자율증원 모두 거부

세계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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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확대로 정부와 의사 간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시내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의대 증원 원점 재논의·1년 유예 등 의료계의 주장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멈춤 없이 의료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주 2025학년도 의대 증원분을 각 대학이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결정하며 한걸음 물러섰지만, 큰 틀은 바꾸지 않을 거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의대 증원 자체를 반대하는 의료계와의 갈등이 쉽사리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2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의료개혁은 붕괴되고 있는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 어렵고 힘들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계와 소통하고 협력하며 최선을 다해 의료개혁을 추진해가겠다”며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의료개혁을 멈춤 없이 추진하되, 합리적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듣고 적극적으로 수용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의료계에 “시급한 필수의료 확충이 지연되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원점 재논의와 1년 유예를 주장하기보다 과학적 근거와 합리적 논리에 기반을 둔 통일된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하고자 국립대학 총장님들의 건의를 전격적으로 수용키로 결단한 정부의 노력을 의료계가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 주기 바란다”며 “집단행동을 멈추고 대화에 나서달라”고 덧붙였다.

의료계는 의대 증원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의사들은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참여와 정부가 제시한 의대 ‘자율 증원’을 모두 거부하고 있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0일 입장문을 내고 “특위는 구성과 역할에 대한 정의가 제대로 돼 있지 못하다”며 “제대로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는 위원회가 된다면 참여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전공의단체 또한 특위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정부가 내린) 업무개시명령과 진료유지명령에 대응하기 위해 행정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의협은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 규모를 대학별로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한 것에도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개원의가 수련병원을 비롯한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지자체 인정 없이도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의료법(33조 1항)에 따라 의료인원은 소속된 의료기관 내에서만 진료해야 하는데, 정부는 전공의 이탈 등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줄이기 위해 지난달 20일 지자체가 인정하는 경우에 한해 개원의들이 수련병원에서 일할 수 있도록 했다. 허용 대상도 수련병원뿐 아니라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으로 넓혔다.

한편, 의료공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중증 질환자들은 의사단체·정부·국회에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과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이날 국회 앞에서 진료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단체를 향해 “의료개혁은 의사들만의 전유물도 특권도 아니다. 의사단체들은 대한민국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를 향해선 “대화를 통한 해법을 마련하지 못한 채 강 대 강 대치로 사태를 장기화하는 것이야말로 국정쇄신 대상”이라면서 “의대 신입생 수시모집 요강이 확정되기 전까지 의대 증원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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