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개혁특위 구성에 의료계 반대 직면
의대 정원 ‘대학 자율 모집’에 ‘정책 후퇴’ 비판도
‘의료기관 외 의료행위 한시허용’ 비상진료체계 강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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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정부가 각 의대가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 규모를 자율적으로 정할 순 있다고 정원 축소에 여지를 뒀지만 의료계의 ‘증원 백지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의료계와의 대화를 시작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22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개혁과 관련한 쟁점을 논의하는 대통령 직속의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오는 25일 첫발을 뗄 것으로 알려졌다.
특위 위원장으로는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내정됐고, 위원으로는 6개 부처 정부위원과 민간위원 20명이 참여한다. 민간위원은 의사단체를 포함한 공급자단체 추천 10명, 수요자단체 추천 5명, 분야별 전문가 5명이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의협)가 특위 참여를 거부하고 있고 정부는 의사단체 없이 특위를 출범한다는 입장이어서 ‘발문개차’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0일 입장문을 내고 “특위는 구성과 역할에 대한 정의가 제대로 돼 있지 못하다”며 “제대로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는 위원회가 된다면 참여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전공의단체 또한 특위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업무개시명령과 진료유지명령에 대응하기 위해 행정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의협은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 규모를 대학별로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한 것에도 거부 의사를 밝혔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19일 특별브리핑에서 “대학별 교육 여건을 고려해 금년에 의대 정원이 확대된 32개 대학 중 희망하는 경우 증원된 인원의 50∼100% 범위 안에서 2025학년도에 한해 신입생을 자율적으로 모집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의협 비대위는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기에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의사 수 추계위원회 등은 (의료계와) 1대1로 따로 운영돼야 한다”고 ‘원점 재논의’를 재차 요구했다.
의대 교수들도 오는 25일 대규모 사직을 예고하고 정부에 “25일 이전에 의대 증원 원점 재논의를 천명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장을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5월말 최종 확정되는 의대 증원을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9일 브리핑에서 “의료계에서 주장하는 원점 재검토 또는 (증원) 1년 유예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는 정부의 ‘대학 자율 모집’ 방침이 의사들에게 '백기'를 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논평에서 “흔들림 없다던 정부가 스스로 원칙을 깨고 결정을 번복한 것이라며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를 전향적으로 수용했다지만, 정부가 의료계 집단행동에 다시 굴복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편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조규홍 중대본 제1차장(복지부 장관)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의료기관 외 의료행위 한시허용 조치 변경’에 대해 논의하고, 이날부터 지자체의 인정이 없더라도 보건복지부가 인정하는 경우에도 의료기관 외 의료행위가 가능하도록 절차를 개선했다. 한시 허용 대상도 수련병원에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으로 확대한다.
앞서 정부는 3월 20일부터 의료법상 제한을 완화해 각 지자체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의료인의 의료기관 외 의료행위를 허용하는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조규홍 장관은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의료개혁을 멈춤없이 추진하되, 합리적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듣고 적극적으로 수용해 갈 것”이라며 “중증·응급환자 치료에 소홀함이 없도록 비상진료체계 유지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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