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비서실장 인선 주말 넘겨…야당 '예우'도 고려한 듯
정진석·이정현·원희룡 등 비서실장 거론…정무수석도 교체 전망
윤석열 대통령, 4·19혁명기념 국립4·19민주묘지 참배 |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새 국무총리와 비서실장 자리를 두고 11일째 장고를 이어가면서 인선 발표가 주말을 넘기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인선을 금방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일단 제일 급한 것은 비서실장 인선"이라고 말했다.
국회 동의가 필요 없는 비서실장부터 조속히 임명해 4·10 총선 패배 이후 참모들의 집단 사의로 어수선해진 대통령실 내부 조직부터 다잡아야 한다는 게 여권 안팎의 인식이기도 하다.
그러나 비서실장은 여전히 하마평만 무성하다. 당초 지난 19일, 늦어도 이날까지는 비서실장 인선이 우선 발표될 것이라는 기존 예측에서도 벗어났다.
인선이 지연되는 배경에는 19일 성사된 윤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회담도 자리 잡고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구체적 회담 날짜도 조율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새로 발표한 비서실장을 두고 야권의 반발이 거셀 경우 겨우 물꼬를 튼 '협치'의 판이 어그러질 수 있다는 점을 윤 대통령이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이와 관련, 한오섭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천준호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이 금명간 만나 회담 날짜·형식·의제 등을 두고 물밑 조율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후 첫 회동인 만큼 양측 간 회담 후 인선을 발표함으로써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예우'를 갖추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그동안 '영수회담'이 권위주의 시대 용어라며 거부감을 보였던 윤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 관해 "명칭에 상관하지 않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국정 파트너로서 받아들인 것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이 대표로부터 새 국무총리 인선에 대한 의견을 듣는 방향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
비서실장에는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 이정현 전 의원 등이 여전히 물망에 있다.
충청권에 기반을 둔 정 의원은 5선 중진으로 청와대 정무수석 경험도 있어 정무 감각과 경륜을 두루 갖춘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호남에서 보수 정당 최초로 재선 의원을 지낸 이 전 의원도 당 대표와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냈으며, 상대적으로 '친윤' 색채가 덜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함께 장제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이름도 본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계속 오르내린다.
비서실장과 함께 신임 정무수석 발표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대통령실 수석비서관(정무·홍보·경제·사회·과학기술)이 모두 사의를 밝혔는데, 새로운 국회가 시작되는 점을 고려해 정무 진용을 새로 구축할 것이라는 관측이 여권에서 제기된다.
정무수석에는 국민의힘 박민식·김선동·김영우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지난 대선 국면에서 여권으로 이적한 인물을 기용해 거대 야당과 소통 접점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총리 후보로는 민주당 출신인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오연천 전 서울대 총장 등 이름이 자기 의사와 관계 없이 거론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비서실장 후보로도 거론된다.
다만 야권까지 기용 폭을 넓힌다는 탕평 콘셉트에서 나온 '박영선 카드'는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 오히려 반발이 커 실제 기용은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적지 않다.
d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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