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토트넘에서 쫓겨난 수비수 에릭 다이어가 맹활약한 밤이었다.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27)가 교체 출전한 바이에른 뮌헨(독일)이 4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에 올랐다. 뮌헨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UCL 8강 2차전에서 아스널(잉글랜드)을 1-0으로 꺾었다.
앞서 1차전에서 아스널과 2-2로 비겼던 뮌헨은 합산 스코어 3-2로 UCL 4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UCL 우승을 차지했던 2019-2020시즌 이후 4년 만의 준결승 진출이다.
뮌헨은 올시즌 슈퍼컵과 독일축구협회컵, 정규리그인 분데스리가 우승을 모두 놓쳐 무관 위기에 처했다. 남은 트로피가 가장 어려운 UEFA 챔피언스리그인데 올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타이틀 경쟁을 하고 있는 아스널을 따돌리면서 큰 고비를 넘었다. 다만 준결승에서 2년 전 우승팀 레알 마드리드와 격돌하기 때문에 역시 어려운 승부가 예상된다.
아스널은 2008-2009시즌 이후 15년 만의 4강 진출을 노렸지만 뮌헨의 벽에 막혀 고개를 숙였다. 아스널은 프리미어리그 명성에 비해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진출이 두 번에 불과할 만큼 유럽 최고의 무대에서 고전하고 있다.
이날 예상대로 다이어와 마테이스 더리흐트 센터백 콤비에 밀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김민재는 1-0으로 앞서던 후반 31분 누사이르 마지라위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뛰었다.
김민재는 마즈라위의 포지션을 그대로 물려받아 센터백이 아닌 레프트백으로 배치돼 상대 역습 저지를 맡았다.
아스널의 끈질긴 공세에 김민재는 인터셉트와 몸싸움으로 대응했다. 축구 통계 전문 풋몹은 김민재에게 평점 6.1을 부여했다.
뮌헨은 전반 16분 윙어 레로이 자네가 오른쪽 측면을 내달렸지만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아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뮌헨은 후반 2분 두 번 연속 골대를 때리며 득점 찬스를 놓치고 불운에 우는 듯 싶었다.
하파엘 게레이루의 헤더가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자 레온 고레츠카가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이마저 수비를 맞은 뒤 왼쪽 골대를 맞았다. 뮌헨은 굴하지 않고 계속 골문을 두드렸고, 후반 18분 게헤이루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한 요주아 키미히가 헤더로 연결해 선제 결승포를 터뜨렸다. 알리안츠 아레나가 들썩이는 순간이었다.
이후 본격적인 잠그기에 들어간 뮌헨은 후반 31분 김민재를 투입한 데 이어 후반 44분에는 역시 센터백이 주포지션인 다요 우파메카노까지 넣으며 센터백 4명이 함께 뛰는 진풍경을 연출했고 이 승부수는 통해 1-0 승리를 지켰다.
한편, 이날 경기에선 결승포를 넣은 키미히도 맹활약했지만 수비라인을 지휘한 다이어의 활약이 빛났다.
다이어는 지난 1월 손흥민 전소속팀인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쫓겨나듯이 나왔다. 뮌헨과 6개월 임대에 합의하고 유니폼을 입었는데 일단 이번 시즌 후반기 뮌헨 구단 '신의 한수'가 되고 있다. 다이어가 오면서 김민재를 밀어낸 것은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뮌헨 입장에선 큰 돈 들이지 않고 수비를 강화했다.
다이어는 특히 이번 아스널전에서 상대 월드클래스 센터백인 가브리에우 마갈량이스, 윌리엄 살리바와 비교해 패스 성공률은 물론 태클과 클리어링, 가로채기 등에서도 능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풋몹은 그에게 7.9점을 부여하고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베스트11으로 뽑았다.
영국 언론은 다이어를 가리켜 "바위 같았다"고 칭찬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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