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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산 철기둥' 김민재가 수비 강화를 위해 후반 교체로 들어가 14분 정도를 뛴 가운데 그의 소속팀인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이 홈에서 아스널을 누르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진출했다.
김민재는 한국 선수로는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오른 다섯 번째 선수가 됐다.
토마스 투헬 감독이 이끄는 뮌헨은 18일(한국시각)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아스널(잉글랜드)과의 2023-20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 홈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뮌헨은 지난 10일 아스널과의 원정 경기에서 난타전 끝에 2-2로 비겼다. 당시 경기와 달리 이번엔 팽팽한 수비로 맞선 끝에 후반 18분 요수아 키미히가 뽑아낸 선제골을 지키면서 웃었다. 이로써 뮌헨은 1승 1무를 기록하면서 4강에 올랐다. 준결승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를 승부차기 끝에 누른 스페인 거함 레알 마드리드다.
홈팀 뮌헨은 이날 4-2-3-1 전형을 내세웠다. 마누엘 노이어가 골문을 지키고, 누사이르 마즈라위, 에릭 다이어, 마테이스 더 리흐트, 키미히가 백4를 구성했다. 3선은 레온 고레츠카와 콘라트 라이머가 지켰다.
2선에 하파엘 게헤이루, 자말 무시알라, 레로이 자네가 배치됐다. 최전방 원톱 자리에 해리 케인이 이름을 올렸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지휘하는 아스널은 4-3-3 전형으로 맞섰다. 다비드 라야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도미야스 다케히로, 가브리에우 마갈량이스, 윌리엄 살리바, 벤 화이트가 백4를 형성했다. 중원엔 데클란 라이스, 조르지뉴, 마르틴 외데고르가 이름을 올렸다. 최전방엔 가브리엘 마르티넬리, 카이 하베르츠, 부카요 사카가 뮌헨 골문을 노렸다.
뮌헨은 이미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바이엘 레버쿠젠이 우승을 차지한 상황이어서 챔피언스리그만 올시즌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유일한 대회로 남아 있다. 준결승 진출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아스널 역시 챔피언스리그 비중이 커졌다. 주말 프리미어리그에서 패하면서 자력 우승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뮌헨을 이기고 4강에 올라야 올시즌 우승컵이 보이는 형국이었다.
전반전 휘슬이 울린 가운데 먼저 슈팅을 시도한 팀은 뮌헨이었다. 전반 4분 자네가 공을 잡고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을 내준 이후 키미히가 크로스를 시도하자 주포 케인이 슈팅으로 연결하긴 했으나 그대로 골대 옆으로 흘렀다. 케인은 전반 6분에도 아크 부근에서 오른발 직접 슈팅을 시도했으나 볼이 박스 밖으로 향했다.
뮌헨은 1차전과 마찬가지로 케인과 호흡이 잘 맞는 자네의 돌파를 적극 활용했다. 자네는 올해 들어 공격포인트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투헬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경험이 있는 그를 아스널전에 적극 활용했다. 자네는 전반 16분 일본인 수비수 도미야스가 자신을 놓치자 곧바로 전방에 침투했다. 페널티박스 깊숙한 곳에서 슈팅을 시도했으나 공이 상대 수비수 맞고 그대로 골라인을 벗어났다.
아스널도 가만히 있진 않았다. 마르티넬리와 도미야스가 좋은 공격을 합작했다. 전반 21분 마르티넬리가 페널티박스 좌측에서 적극적인 돌파로 키미히와 더리흐트를 뚫어냈다. 이후 도미야스와의 2대1 패스로 상대 골키퍼와 1대1 기회를 잡았다. 다행히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골키퍼 노이어가 빠른 전진으로 공을 잡아 슈팅을 허용하진 않았다.
이후에도 조금 더 힘에서 우위를 보이는 팀은 뮌헨이었다. 뮌헨은 전반 23분 게헤이루를 중심으로 빠르게 역습을 감행했다. 뮌헨은 마즈라위 마지막 크로스 시도가 상대 수비수 화이트 다리에 걸려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코너킥 땐 뮌헨 선수들이 킥을 머리에 대지 못했다.
아스널도 문전 앞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전반 31분 외데고르가 페널티박스 내 마르티넬리에게 공을 내줬다. 외데고르의 슛은 역시 노이어에게 어렵지 않게 잡혔다.
아스널은 전방 압박으로 좋은 공격을 풀어나갔다. 전반 39분엔 라이스의 압박으로 뺏어낸 공을 최근 골 감각에 물이 오르며 '먹튀' 소리를 듣지 않고 있는 하베르츠가 크로스로 연결했지만 뮌헨 육탄 방어에 막혔다. 마르티넬리가 박스 밖에서 얻어낸 프리킥 역시 키커로 나선 라이스가 올린 공을 하베르츠가 머리에 대고도 노니어 손을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두 팀 모두 득점 없이 0-0으로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후반전 시작 후 뮌헨의 선제골 기회가 골대에 막혔다. 후반 1분 키미히의 크로스를 받아 고레츠카가 헤더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고 나왔다. 이후 세컨볼을 잡안 게헤이루의 슈팅은 아스널 수문장 라야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긴장된 분위기가 이어진 가운데 후반 18분 뮌헨이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승기를 잡았다. 올시즌 투헬 감독과의 불화설에 시달리며 주포지션인 미드필더 대신 오른쪽 수비수로 곧잘 나서는 키미히가 선제골 주인공이 됐다.
후반 18분 자네의 크로스를 라야 골키퍼가 쳐내는데 성공했는데, 세컨드 볼이 게헤이루 앞으로 향했다. 이후 게헤이루가 골문 앞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쇄도하던 키미히가 헤더 슈팅으로 아스널 골망을 흔들면서 귀중한 선제골을 터트렸다.
승기를 잡은 뮌헨은 깜짝 카드를 하나 꺼냈다. 수비를 강화를 위해 후반 31분 풀백인 마즈라위를 빼고 센터백 김민재를 투입한 것이다. 이로써 김민재는 지난 7일 선발로 나섰던 분데스리가 하이덴하임전 이후 3경기 만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김민재는 그대로 마즈라위가 뛰던 레프트백 자리에서 뛰었다. 경기에 앞서 투헬 감독이 김민재 레프트백 출전 가능성을 언급한 적이 있는데, 실제로 김민재가 풀백으로 뛰게 된 것이다. 김민재는 센터백 중에서도 스피드가 굉장히 빨라 상대 역습 등에 대처하기 좋다. 김민재의 속도를 잘 아는 투헬 감독이 승리를 마무리하기 위한 처방으로 김민재 투입을 감행했다.
투헬 감독은 앞서 김민재 투입을 암시하기도 했다. 경고 누적으로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때 결장하는 데이비스의 대체자에 대해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오른발잡이라 아마 잘 맞을 거다. 마즈라위는 국가대표팀에서 왼쪽 수비수로도 뛰고, 오른발로 사카의 왼발에 맞섰다"라며 "또 그는 게헤이루보다 약간 더 수비적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게헤이루도 레프트백에서 뛸 수 있으니 한 번 봐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두 가지 선택 사항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게헤이루 선발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니면 미친 짓을 해서 김민재나 다요 우파메카노를 레프트백 자리에 둘 수도 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결국 실행했다.
경기는 뮌헨의 1-0 승리로 마무리 됐다.
뮌헨의 상대는 레알 마드리드로 확정됐다. 뮌헨이 승리를 확정지을 때 레알은 맨시티와 1-1로 비긴 뒤 연장전에 돌입한 상황이었다. 결국 승부차기까지 가서 4-3으로 레알이 승리했고, 지난해 준결승에서의 패배를 갚았다.
뮌헨-레알 맞대결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레알이 다소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주드 벨링엄 등이 포진한 공격력이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뮌헨도 아스널전 승리로 반등세를 탔고, 케인의 골 감각이 계속 좋기 때문에 충분히 결승행을 노릴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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