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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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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 벌레 먹은 화첩 되살렸다…숨은 2㎝도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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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존과학기술로 '관서명승도첩' 복원…원자력연구원과 공동연구

연합뉴스

관서명승도첩 보존 처리 전·후 모습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서울역사박물관은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77호 '관서명승도첩(關西名勝圖帖)'을 약 1년 6개월의 보존 처리를 거쳐 복원·공개한다고 18일 밝혔다.

관서명승도첩은 작자 미상의 19세기 실경산수화로, 평안도의 명승을 중심으로 주변 경관을 담은 총 16면의 화첩이다.

평안도 영변, 평양, 강동, 성천, 삼등, 은산, 안주, 강계, 의주를 대표하는 명소가 비단에 청록 채색으로 담겼으며, 2003년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77호로 지정됐다.

하지만 서울역사박물관이 입수할 당시 앞·뒤를 관통하는 1∼2㎜의 작은 구멍 수백 개가 뚫려 있는 등 벌레에 의한 손상이 심한 상태였다.

이번 보존처리는 서울역사박물관의 전문인력과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의 공동 연구로 진행됐다.

국내 과학기술로 전자선 열화비단을 제작해 유물의 보존 처리에 사용한 최초의 사례다.

전자선 열화비단은 전자선을 쬐어 비단의 강도를 인공적으로 약화시킨 비단을 말한다.

비단의 결실부 보강을 위해 재질, 조직 그리고 열화(劣化) 정도가 동일한 비단을 사용해야 하는데, 유물의 비단과 복원용 비단이 열화 정도가 다르면 수축·팽창으로 인해 뒤틀리거나 기존 비단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보존 처리 과정에서는 그림 가장자리에 2cm 폭의 흰색 종이로 둘러싸인 부분에 숨은 그림도 확인했다고 박물관은 설명했다.

복원된 관서명승도첩은 올해 7월 상설전시실에 전시될 예정이다.

최병구 서울역사박물관장은 "벌레로 손상된 귀중한 유물을 국내 기술로 복원함으로써 보존과학 분야의 새장을 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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