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인사이트]
최근 한 달간 미국 가상자산 채굴업체 주가 변동률.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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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반감기가 다가오자 가상자산 채굴업체 주가가 급락세다. 반감기가 지나면 채굴 난도가 두 배 높아져 생산량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비트코인 가격이 주춤하며 보유 자산 가치가 내려가고 반감기로 실적 감소 전망이 나오자 주가 하락을 예상한 공매도 자금이 몰렸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가상자산 채굴업체 라이언 플랫폼즈(Riot Platforms)의 주가는 전일 대비 0.51달러(5.95%) 내린 8.0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라이엇 플랫폼즈의 주가는 비트코인이 강세를 보일 때마다 급등했었지만 반감기에 대한 경계감에 올해 들어 47%대 내렸다.
이날 나스닥 시장에서 마라톤 디지털 홀딩스(Marathon Digital Holdings)도 전일 대비 0.55달러(3.63%) 내린 1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마라톤 디지털 홀딩스의 주가는 지난 2월 30달러대였으나 반감기에 대한 경계감에 10달러대로 주저앉았다. 올해 들어서는 36%대 내렸다.
최근 한달간 미국 증시에 상장된 채굴업체들은 대체로 주가 약세를 보였다. 한달간 나스닥종합지수가 1%대 하락한 반면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채굴업체인 클린스파크(CleanSpark), 사이퍼마이닝(Cipher Mining), 아이리스 에너지(Iris Energy)는 적게는 5%대에서 많게는 17%대 하락률을 보였다.
/사진=김현정 디자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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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약세는 오는 20일로 추정되는 비트코인 반감기를 앞두고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탓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채굴업체들이 반감기를 기점으로 연간 100억달러(약 13조 8500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산했다. 하루 채굴할 수 있는 비트코인 수가 900개에서 450개로 줄어든 경우를 기준으로 계산한 수치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중동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코인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점도 악재다. 17일(한국시간) 오후 4시12분 기준으로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0.76% 내린 9486만8000원을 나타낸다. 이는 한국 프리미엄이 7.5% 붙은 가격으로 바이낸스 등에서는 6만3000달러(약 8731만원)대에 거래 중이다.
전망이 어두워지자 공매도 자금이 몰렸다. 금융정보업체 S3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으로 가상자산 채굴업체에 대한 공매도 잔고가 20억달러(약 2조7720억원)에 육박했다. JP모건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가상자산 채굴업체 14곳의 시가총액 합은 200억달러(약 27조7200억원)다. 전체 시가총액의 10%에 해당하는 공매도 자금이 몰린 셈이다.
공매도 자금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마라톤 디지털 홀딩스(8억6470만달러)였다. 이외에 클린스파크(3억8030만달러), 라이엇 플랫폼즈(약 3억5570억달러)에도 상당한 규모의 공매도 자금이 몰렸고, 테라울프, 사이퍼마이닝, 비트팜스, 비트디지털 등에도 3000만달러(약 415억원) 이상의 공매도 잔고가 쌓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감기 전후로 가상자산 채굴기업의 사업 불확실성이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채굴 기업에게는 반감기가 중대한 사업 리스크"라며 "채굴 기업들은 효율성 낮은 구형 채굴기 가동을 중단하고 신형 채굴기를 구입해 효율성을 높이거나 유상증자,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한 자금확보 시도 혹은 기업 간 인수합병을 통해 반감기에 대응할 것"이라고 봤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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