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이강인(PSG)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하자 친정팀 RCD마요르카 측에서도 이를 기뻐했다.
PSG는 17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에스타디 올림픽 류이스 콤파니스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_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원정 경기에서 4-1 역전승을 거뒀다.
앞서 홈에서 열린 1차전서 2-3으로 패했던 PSG는 바르셀로나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며 1, 2차전 합산 스코어 6-4로 승리해 챔피언스리그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날 먼저 앞서간 쪽은 지난 1차전과 마찬가지로 바르셀로나였다. 전반 12분 2007년생 유망주 라민 야말이 빠른 드리블 돌파로 오른쪽 측면을 흔들었다. 페널티 박스 안까지 진입한 야말은 중앙으로 낮게 크로스를 올렸고, 쇄도하던 하피냐가 가볍게 발만 갖다대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선제골을 내준 PSG는 반격에 나섰다. 전반 28분 브래들리 바르콜라의 코너킥을 받아 킬리안 음바페가 슈팅을 떄렸으나 마크 안드레 테어 슈테겐 골키퍼가 막아냈다. 이어진 코너킥에서 음바페가 이번엔 헤더로 득점을 노려봤으나 쥘 쿤데가 걷어냈다.
전반 29분 경기 최대 변수가 발생했다. 바르셀로나 수비 핵심 로날드 아라우호가 바르콜라의 돌파를 막는 과정에서 다이렉트 퇴장을 당한 것이다. 수비 라인 뒷공간으로 침투하던 바르콜라와 스피드 경쟁을 펼치던 아라우호는 바르콜라와 뒤엉켜 넘어졌다. 박스 안과 굉장히 가까운 곳이었고, 유망한 공격을 저지한 것이었기 때문에 주심은 망설임 없이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수적 우위를 점한 PSG는 곧바로 맹공을 펼치면서 결과를 만들었다. 전반 40분 바르콜라의 크로스를 우스만 뎀벨레가 오른발로 밀어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1차전 때도 득점에 성공한 뎀벨레는 친정팀을 상대로 다시 한번 득점포를 가동했다.
전반전이 1-1로 끝난 가운데 승부는 후반전 초반에 갈렸다. 이번에도 1차전과 똑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후반 9분 코너킥 상황에서 짧게 내준 공을 비티냐가 이어 받아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역전골을 뽑아냈다. 바르셀로나가 수적 열세에 놓이며 박스 밖에 있던 선수들에 대한 마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를 이용해 박스 밖에 있던 비티냐에게 짧게 연결했고, 비티냐의 오른발을 떠난 공은 그대로 골문 구석에 꽂혔다.
이후 뎀벨레가 다시 한 번 바르셀로나 심장에 칼을 꽂았다. 후반 13분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에서 공을 잡은 뎀벨레가 돌파 과정에서 주앙 칸셀루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넘어진 위치가 박스 안이었기에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음바페가 키커로 나섰고, 골문 왼쪽을 향해 자신감 있게 때렸다. 테어 슈테겐이 방향을 읽었으나 슈팅이 워낙 완벽해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점수는 3-1로 벌어졌고, 합계 스코어도 5-4로 PSG가 앞서기 시작했다.
리드를 잡은 PSG는 후반 32분 파비안을 불러들이고 이강인을 투입했다. 이강인은 무리하지 않고 점수 차를 지키기 위한 안전한 플레이에 주력했다.
바르셀로나가 결정적 역습 기회를 잡았다. 후반 43분 PSG 수비가 완전히 무너졌고, 바르셀로나 선수들 4명이 동시에 공격에 나섰다. 하지만 레반도프스키의 판단이 아쉬웠다. 반대편에 노마크로 있던 동료들이 있었음에도 직접 슈팅을 때리는 걸 선택했고, 슈팅은 마르퀴뇨스의 슈퍼 태클에 가로막혔다.
오히려 PSG가 음바페의 멀티골이 터지며 쐐기를 박았다. 이번에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올라온 틈을 타 PSG가 역습을 전개했다. 바르셀로나 수비가 무너진 상황에서 하키미의 패스가 음바페에게 연결됐다. 음바페의 슈팅은 테어 슈테겐이 막아냈으나 튕겨나온 공을 마르코 아센시오가 재차 슈팅으로 이어갔다. 이번에도 테어 슈테겐 선방에 막혔고, 쿤데가 걷어냈다. 그러나 공은 동료 몸에 맞고 음바페에게 흘렀고 이번에는 놓치지 않았다.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4-1을 만들었다.
추가시간 7분이 주어졌으나 바르셀로나가 2골 차를 뒤집기에는 힘이 부족했다. 결국 PSG가 합산 스코어 6-4 대역전승을 거두고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했다.
바르셀로나는 2018-19시즌 이후 5년 만에 준결승 진출을 노렸으나 8강에서 짐을 쌌다. 반면에 준결승해 티켓을 거머쥔 PSG는 4강에서 맨체스터 시티-레알 마드리드 승자와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투게 됐다.
PSG가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올라가자 이강인도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후 이강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준결승에 진출한 정말 아름다운 저녁이다"라며 "경기장을 찾아주신 팬들에게 감사하다"라며 메시지를 보냈다.
이강인이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하자 기쁨을 표한 인물이 한 명 더 있는데, 바로 스페인 라리가 RCD마요르카 전담 기자인 후안미 산체스였다.
산체스 기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강인이 기쁨을 표하는 사진을 게시하면서 "이강인이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으로 간다"라고 작성했다.
이강인은 아직까지도 마요르카 팬들과 관계자로부터 많은 애정을 받고 있다.
이강인은 지난 2021년 유소년 시절부터 함께한 발렌시아를 떠나 같은 라리가 소속인 마요르카로 이적했다. 이강인의 마요르카 데뷔 시즌 성적은 34경기 1골 3도움이었는데,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34경기 중 18경기를 교체로 나왔다.
당시 이강인은 출전 경쟁에서 밀리며 이적설까지 나왔지만 마요르카 2년 차인 2022-23시즌에 팀의 핵심 선수로 등극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리그 6골 6도움으로 시즌을 마무리하면서 생애 첫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기량이 만개한 이강인 활약에 힘입어 2021-22시즌 리그 16위였던 마요르카는 2022-23시즌 순위를 9위까지 끌어 올렸다.
마요르카를 넘어 라리가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떠오른 이강인은 지난해 여름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PSG의 러브콜을 받아 프랑스 리그1에 입성했다. PSG는 마요르카에 이적료 2200만 유로(약 313억원)를 지불하면서 이강인과 2028년 6월까지 5년 계약을 체결했다.
PSG 입단 후 이강인은 현재까지 모든 대회에서 28경기에 나와 1724분을 소화하면서 4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도 후반전 교체로 나와 짧은 시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이날 이강인은 패스 13개를 모두 성공시켰고 짧은 시간에도 기회 창출 1회를 성공했다. 더불어 지상 경합에서도 두 번 모두 이겼고 볼 리커버리 2회, 피파울 2회 등 흐름을 PSG 쪽으로 가져오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바르셀로나전 승리로 이강인은 박지성과 이영표, 손흥민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4번째로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박지성과 이영표는 지난 2005년 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휘하던 네덜란드 강호 PSV 에인트호번에서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라 이탈리아 최고 명문 AC밀란과 맞서 싸웠다. 4강 2차전에선 박지성이 한국인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골을 터트리는 일도 있었다.
박지성은 이후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에 준결승 무대를 누볐으며 2008년엔 결승전에도 출전했다.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3호 한국인은 손흥민이다. 토트넘은 지난 2018-2019시즌 맨체스터 시티를 누르고 4강에 올라 네덜란드 아약스와 붙었다. 이때 손흥민이 2경기를 다 뛰었고 팀의 결승행에 보탬이 됐다.
이어 이강인이 5년 만에 한국 선수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행을 이끌었다. 도르트문트와의 준결승전에서 얼마나 뛸지는 알 수 없지만 이강인의 입지를 보면 교체 멤버로도 충분히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이강인은 한국 선수 최초로 유럽 리그 트레블 가능성도 있다. 현재 리그1 1위(18승 9무 1패 승점 63)이면서 쿠프 드 프랑스 역시 결승전에 진출했다. PSG는 세 대회를 모두 우승하면 구단 최초는 물론 프랑스 리그 최초로 트레블을 달성하는 팀이 된다.
사진=연합뉴스, 후안미 산체스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