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파리 생제르맹(PSG)이 바르셀로나 원정에서 대역전 드라마를 쓰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진출했다.
PSG는 17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에스타디 올림픽 류이스 콤파니스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의 2023-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원정 경기에서 4-1 역전승을 거뒀다. 앞서 홈에서 열린 1차전서 2-3으로 패했던 PSG는 바르셀로나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며 1, 2차전 합산 스코어 6-4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강인은 후반 32분 교체 투입돼 추가시간까지 약 20여분을 뛰며 팀 승리를 도왔다.
홈팀 바르셀로나는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마크 안드레 테어 슈테겐이 골문을 지켰고, 쥘 쿤데, 로날드 아라우호, 파우 쿠바르시, 주앙 칸셀루가 수비를 맡았다. 페드리, 일카이 귄도안, 프렝키 더용이 중원을 구성했으며 라민 야말,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하피냐가 3톱으로 출전했다.
원정팀 PSG도 4-3-3 전형으로 맞섰다.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누누 멘데스, 뤼카 에르난데스, 마르키뉴스, 아슈라프 하키미가 백4를 구성했다. 파비안 루이스, 비티냐, 워렌 자이르 에메리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고, 브래들리 바르콜라, 킬리안 음바페, 우스만 뎀벨레가 공격진을 이뤘다. 이강인은 벤치 대기했다.
지난 1차전과 마찬가지로 먼저 앞서간 쪽은 바르셀로나였다. 전반 12분 2007년생 유망주 야말이 빠른 드리블 돌파로 오른쪽 측면을 흔들었다. 박스 안까지 진입한 야말은 중앙으로 낮게 크로스를 올렸고, 쇄도하던 하피냐가 가볍게 발만 갖다대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기세를 잡은 바르셀로나는 추가골 기회까지 잡았다. 전반 20분 하피냐의 크로스를 PSG 수비가 걷어낸 게 레반도프스키 쪽으로 흘렀다. 레반도프스키는 박스 안 슈팅으로 이어갔으나 골문을 벗어났다.
PSG가 반격에 나섰다. 전반 28분 바르콜라의 코너킥을 받아 음바페가 슈팅을 떄렸으나 테어 슈테겐이 막아냈다. 이어진 코너킥에서 음바페가 이번엔 헤더로 득점을 노려봤으나 쿤데가 걷어냈다.
경기 최대 변수가 발생했다. 바르셀로나 수비 핵심 아라우호가 바르콜라의 돌파를 막는 과정에서 다이렉트 퇴장을 당한 것이다. 수비 라인 뒷공간으로 침투하던 바르콜라와 스피드 경쟁을 펼치던 아라우호는 바르콜라와 뒤엉켜 넘어졌다. 박스 안과 굉장히 가까운 곳이었고, 유망한 공격을 저지한 것이었기 때문에 주심은 망설임 없이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아라우호가 퇴장 당한 후 바르셀로나는 야말을 빼고 이니고 마르티네스를 투입해 4-4-1 형태로 전환했다. 하지만 PSG의 맹폭이 시작되면서 크게 흔들렸다.
1차전 때와 마찬가지로 바르셀로나 출신 뎀벨레가 동점골을 터뜨리며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전반 40분 바르콜라의 크로스를 뎀벨레가 오른발로 밀어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합계 스코어에서 뒤지고 있던 상황이라 골 세리머니를 하지는 않았지만 바르셀로나전 2경기 연속골로 팬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이후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은 채 1-1로 전반전이 종료됐다.
승부는 후반전 초반에 갈렸다. 이번에도 1차전과 똑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후반 9분 코너킥 상황에서 짧게 내준 공을 비티냐가 이어 받아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역전골을 뽑아냈다. 바르셀로나가 수적 열세에 놓이며 박스 밖에 있던 선수들에 대한 마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를 이용해 박스 밖에 있던 비티냐에게 짧게 연결했고, 비티냐의 오른발을 떠난 공은 그대로 골문 구석에 꽂혔다.
바르셀로나도 물러서지 않았다. 실점 직후 곧바로 공격에 나섰고 귄도안이 회심의 오른발 슈팅을 때렸으나 골대를 강타하고 아웃됐다. 후반 12분에는 칸셀루의 크로스를 레반도프스키가 헤더로 이어갔으나 세기가 약했다.
뎀벨레가 다시 한 번 바르셀로나 심장에 칼을 꽂았다. 후반 13분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에서 공을 잡은 뎀벨레가 돌파 과정에서 칸셀루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넘어진 위치는 박스 안이었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음바페가 키커로 나섰고, 골문 왼쪽을 향해 자신감 있게 때렸다. 테어 슈테겐이 방향을 읽었으나 슈팅이 워낙 완벽해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점수는 3-1로 벌어졌고, 합계 스코어도 5-4로 PSG가 앞서기 시작했다.
탈락이 눈 앞에 다가온 바르셀로나에게 더 이상 수비는 의미가 없었다. 4-2-3 형태로 전환해 공격에 나섰다. 후반 17분 프리킥 상황에서 교체 투입된 페란 토레스가 슈팅 기회를 잡았으나 바르콜라가 몸을 던져 걷어냈다. 후반 28분에는 레반도프스키가 박스 안 왼발 슈팅으로 득점을 노려봤으나 돈나룸마가 쳐냈다.
PSG는 후반 32분 파비안을 불러들이고 이강인을 투입했다. 이강인은 무리하지 않고 점수 차를 지키기 위한 안전한 플레이에 주력했다.
바르셀로나가 결정적 역습 기회를 잡았다. 후반 43분 PSG 수비가 완전히 무너졌고, 바르셀로나 선수들 4명이 동시에 공격에 나섰다. 하지만 레반도프스키의 판단이 아쉬웠다. 반대편에 노마크로 있던 동료들이 있었음에도 직접 슈팅을 때리는 걸 선택했고, 슈팅은 마르키뉴스의 슈퍼 태클에 가로막혔다.
오히려 PSG가 음바페의 멀티골이 터지며 쐐기를 박았다. 이번에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올라온 틈을 타 PSG가 역습을 전개했다. 바르셀로나 수비가 무너진 상황에서 하키미의 패스가 음바페에게 연결됐다. 음바페의 슈팅은 테어 슈테겐이 막아냈으나 튕겨나온 공을 마르코 아센시오가 재차 슈팅으로 이어갔다. 이번에도 테어 슈테겐 선방에 막혔고, 쿤데가 걷어냈다. 그러나 공은 동료 몸에 맞고 음바페에게 흘렀고 이번에는 놓치지 않았다.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4-1을 만들었다.
추가시간 7분이 주어졌으나 바르셀로나가 2골 차를 뒤집기에는 힘이 부족했다. 바르셀로나는 아라우호가 퇴장 당한 것에 이어 후반전 중반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마저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출하다 퇴장 당하는 악재가 겹친 상황이었다. 결국 PSG가 합계 스코어 6-4 대역전승을 거두고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했다.
바르셀로나는 2018-19시즌 이후 5년 만에 준결승 진출을 노렸으나 8강에서 짐을 쌌다. PSG는 4강에서 맨체스터 시티-레알 마드리드 승자와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투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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