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총재 "큰 충격 없으면 곧 금리인하…유가는 계속 관찰"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6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한 가운데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16일(현지시간)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이 예상대로 진행되고 큰 충격이 없다면 제한적 통화정책을 완화할 시기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미 CNBC 방송 인터뷰에서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에 좀 더 확신을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도 "상당히 짧은 시간 안에" 그렇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CB는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연 4.50％로 동결하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지속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을 갖는다면 통화정책 제한 수준을 낮추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장은 6월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연내 77bp(1bp=0.01%포인트)까지 내리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추가 금리인하 시기와 폭에 대해서는 "특정한 금리 경로를 미리 정하지는 않겠다고 말해왔다"며 경제지표를 근거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다만 최근 고조된 중동 긴장으로 인한 유가 추가 상승 가능성은 마지막 변수가 될 전망이다. 리가르드 총재는 "유가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할 것"이라면서도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이후에도 석유시장 반응이 비교적 온건했다"고 평가했다.

다른 ECB 당국자들도 6월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큰 충격이나 서프라이즈가 없다면 6월 초에 첫 금리인하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후퇴하고 있는 가운데 ECB가 Fed보다 금리를 먼저 내려도 문제가 없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Fed가 아닌 데이터에 의존한다"고 말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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