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스라엘 충돌 양상 따라 유가 출렁일 가능성
이란 주변 해역을 지나가는 유조선 |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로 중동지역 불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15일(현지시간) 국제 유가는 약세를 보이며 숨 고르기를 했다.
마켓워치·CNBC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0.29% 하락한 85.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6월물 브렌트유 가격 종가는 전장 대비 0.39% 빠진 배럴당 90.10달러였다.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90달러선을 하회하기도 했다.
이란은 지난 1일 발생한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폭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면서 보복을 예고해왔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 12일 WTI 가격은 전장 대비 0.75% 오른 87.67달러,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 대비 0.8% 오른 90.45달러를 기록하면서 유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란은 13일 밤 무인기(드론)와 순항미사일 등을 동원해 이란 영토에 대한 직접 공격을 단행했지만, 대부분이 이스라엘 방공망 등에 요격됐으며 사망자는 없고 피해도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란 측은 이번 공격에 대해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폭격에 대한 대응이라면서 "그 문제는 종결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확전 자제 의사를 밝힌 상태다.
또 미국이 이스라엘의 반격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스라엘의 다음 대응을 주시하고 있다.
DWS그룹의 다르웨이 쿵은 영사관 폭격 이후 위험 프리미엄(웃돈)을 반영해 유가가 이미 3%가량 올랐고 현재 시장은 관망세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확전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유가가 100달러를 넘길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략에너지경제연구소(SEER)의 마이클 린치는 향후 이스라엘의 고강도 보복 공격으로 원유 시설 등이 파괴될 경우 유가가 100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아다시 신하는 "대리 충돌에서 직접 충돌로 변하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긴장이 완화되더라도 장기적으로 위험 프리미엄이 올라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란이 중동산 원유의 주요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을 공격하거나 아예 해협을 봉쇄할 경우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에너지에스팩츠의 리처드 브론즈는 "호르무즈 해협이 세계 원유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충지"라면서 "큰 혼란이 있을 경우 원유 공급과 가격에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미국 등의 자제 요청 등을 감안할 때 위기 진정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KPMG의 리자이나 메이어는 원유 수급이 건전한 상황이라 유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면서 아직 유가 100달러를 전망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중동지역 충돌 확대 시 유가가 적어도 일시적으로 세 자릿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스라엘의 보복 시사 속에 한국시간 오전 9시 55분 기준 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각각 85.94달러, 90.60달러로 재반등한 상태로, 향후 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 유가도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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