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오히려 소폭 하락···'보복 자제' 전망 우세한 듯
향후 대응 수위에 달려···"급등시 OPEC 생산량 늘릴 것" 전망도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으로 국제시장의 석유 가격이 급등하지 않을까 우려됐지만 현재까지는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의 공격 소식이 전해지자 석유 가격이 배럴 당 130달러까지 갈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시장에서는 우려가 컸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싱가포르 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90.23달러로 전날보다 0.2%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0.3% 떨어져 85.37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유가의 소폭 하락은 중동전쟁이 확대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헬리마 크로프트 RBC 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는 "이스라엘 정부가 미국의 조언에 따라 보복 조치를 포기한다면 전쟁이 확대될 위험은 작아진다"면서 "이란의 공격이 이전의 보복보다 훨씬 더 광범위했지만 그래도 사전에 예고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가 이번 공격은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폭격에 대한 대응이라면서 "그 문제는 종결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점도 국제유가 진정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A/S 글로벌 리스크매니지먼트의 안 로만 라스무센 리서치팀장은 "상황은 유동적이며 이스라엘이 보복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면 긴장은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되는 것"이라면서 "이란이 해협 폐쇄로 가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리스크는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격이 출렁이지는 않았지만 원유 거래는 평소보다 훨씬 많았다.
싱가포르 시장에서 이날 정오까지 브렌트유 거래량은 10만랏(lot) 정도로, 평소의 10배에 달했다.
향후 이스라엘이 어떤 대응을 하느냐가 국제유가의 향방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ING의 워렌 패터슨 상품전략책임자는 "이란의 공격 가능성은 이미 국제원유 가격에 반영돼 있었다. 이스라엘의 피해가 크지 않고 인명 피해가 없었다는 사실은 이스라엘이 앞으로 신중하게 대응할 것으로 예상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분명한 것은 여전히 많은 불확실성이 있으며 모든 것은 이스라엘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원유 공급이 줄어 유가가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미국은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OPEC의 하루 여유 생산능력은 500만 배럴 수준이다.
워렌 패터슨은 "공급량 감소로 유가가 급등하면 OPEC은 생산량을 늘리려 할 것"이라면서 "OPEC은 수요가 망가질 리스크를 고려하기 때문에 가격이 너무 올라가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연승 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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