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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ABS 그게 뭔데?… 롯데는 타격을 도대체 얼마나 못할까?[데이터 비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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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김태형 프로야구 롯데 감독(오른쪽 두 번째)이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방문 경기 도중 볼·스트라이크 자동 판정 시스템(ABS)에 대해 항의하는 모습. 롯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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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야구가 아니다. 선수들은 불만이 많다.”

프로야구 롯데를 이끄는 김태형 감독은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방문 경기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기서 ‘그거’는 볼·스트라이크 자동 판정 시스템(ABS)입니다.

ABS를 도입하면 투수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시즌 초반에는 타고투저(打高投低) 분위기입니다.

14일까지 리그 평균 OPS(출루율+장타력)는 0.761로 지난해(0.712)보다 0.049 올랐습니다.

반면 롯데는 팀 OPS 0.638에 그치면서 혼자만 투고타저(投高打低)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김 감독이 ABS에 불만을 품는 게 이상한 일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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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롯데가 못 치는 게 꼭 ABS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롯데 타선은 기본적으로 ‘일단 휘두르고 보자’는 모드이기 때문입니다.

타자가 방망이를 휘두르면 ABS가 볼·스트라이크를 판단할 일이 없습니다.

일단 상대 팀 투수가 이날까지 롯데 타자에게 던진 공은 총 2853개입니다.

롯데 타자들은 이 중 48.6%에 방망이를 휘둘렀습니다 = 투구를 페어 또는 파울 지역으로 보냈거나 헛쳤습니다.

48.6%는 물론 프로야구 10개 팀 가운데 최다 1위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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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SSG와 2%포인트 차이. 2% 포인트는 헛스윙 60개 = 삼진 20개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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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망이를 휘드른다는 건 기본적으로 공을 때리고 싶은 의사가 있었다는 뜻.

그러나 투수가 롯데 타자를 상대로 던진 전체 투구 가운데 11.1%는 헛스윙으로 끝이 났습니다.

물론 이 비율 역시 리그 10개 팀 가운데 최다 1위 기록입니다.

롯데로서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스윙 시도 가운데 헛스윙이 차지하는 비율(22.9%)은 1위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 비율은 KT(23.1%)가 롯데에 앞선 1위입니다.

다만 총선 기간에 여기저기서 들어보셨을 ‘오차 범위’라는 표현이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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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가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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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타선이 헛스윙이 많은 건 스트라이크 존 바깥에 있는 공 그러니까 볼이 될 공에 스윙을 시도하는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롯데 타자들은 볼이 될 수 있던 공 가운데 34.2%에 방망이를 휘둘렀습니다.

당연히, 역시나, 이번에도, 리그 10개 팀 가운데 최다 기록입니다.

참고로 리그 평균은 28.9%였습니다.

그 결과 롯데는 헛스윙 삼진 비율 = 전체 삼진 가운데 헛스윙 삼진이 차지하는 비율(78.7%)도 리그에서 가장 높은 팀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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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3.3%포인트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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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휘둘러야 할 때와 참아야 할 때를 구분하지 못하는데 결과가 좋으면 그게 더 이상한 일.

투·타구 추적 시스템 발달과 함께 주목받는 기록이 타구 평균 속도입니다.

강한(빠른) 타구를 날리다 보면 당장은 야수 정면을 향한다 해도 장기적으로는 안타가 될 확률이 올라간다는 접근법입니다.

롯데 타자들이 현재까지 때린 타구는 평균 시속 129.2km로 날아갔습니다.

이 기록이 시속 130km가 되지 않는 팀 역시, 여러분이 예상하시는 대로, 롯데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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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류현진 체인지업(평균 시속 127.9km)이 더 느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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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그래도 봄에는 잘해서 ‘봄데’라는 별명으로 통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더운 3, 4월이 이어져서 그런지 봄데마저 자취를 감췄습니다.

롯데 타자들은 열심히 ‘선풍기’를 돌리고 있지만 팬들 마음은 여전히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롯데 선수들이 ABS에 불만이 많은 것보다 롯데 팬들이 응원팀 선수들에게 불만이 더 많지 않을까요?

6연패에 빠지며 승률이 0.222(4승 14패)까지 내려간 롯데는 서울 잠실구장에서 LG와 주중 3연전을 치른 뒤 주말에는 사직으로 내려가 KT를 상대합니다.

이번 주가 끝났을 때는 팀 승률이 그래도 팀 타율(0.243)보다는 높을까요?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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