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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허 음주운전 ‘비접촉 사고’ 70대, 국민참여재판서 징역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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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창원지법. /조선DB


무면허 음주운전을 하다 비접촉 사고를 낸 70대 남성이 국민참여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2부(재판장 김성환)는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76)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 울산 울주군에서부터 경남 밀양시까지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비접촉 교통사고를 내고도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당시 A씨 혈중알코올농도는 0.129%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A씨는 특히 앞서 3차례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무면허 상태였다.

판결문에 따르면 당시 A씨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오자, 반대편 차로를 달리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운전자가 급정거했다. 이 바람에 운전자 B(50대)씨 등 2명이 손목과 허리 등을 다쳤다. A씨는 사고 이후 달아났다. B씨 등 피해자들이 추격해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주먹으로 B씨를 폭행하기도 했다.

A씨는 피해 차량과 직접적으로 접촉하지 않은 비접촉 사고인 점, B씨 등이 다쳤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 점 등을 이유로 도주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국민참여재판을 요청했다.

하지만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7명 전원은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혐의를 모두 유죄로 평결했다. 재판부도 배심원의 평결을 존중해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성환 부장판사는 “사고 당시 블랙박스를 보면 각 차량이 급정거해 피해자들이 강한 충격을 느꼈던 것으로 보여 교통사고 발생 사실을 인식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사고 직후 B씨가 A씨 차에 다가와 창문을 두드리며 ‘사람이 다쳤으니 내려보라’는 취지로 말한 점 등 상해가 발생했으리라는 사실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이미 세 차례나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아 면허가 취소됐으며, 집행유예 기간 중 다시 범행을 반복했다”며 “현재까지도 피해자들과 합의는커녕 합의를 위한 어떠한 진지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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