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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최수이 작가가 '피라미드 게임'의 메시지를 재차 분명히 전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게임'(극본 최수이, 연출 박소연)은 공개기간 중 티빙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 기록, 영국 BBC 등 외신의 호평을 받으며 지난달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작품은 비밀투표로 등급이 정해지고, 등급에 따라 차별이 정당화되는 게임이 펼쳐지는 백연여고 2학년 5반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로 나뉘어 학생들이 점차 폭력에 빠져드는 서열 전쟁을 그리며 "괴물도 옮는"다는 걸 현실적이고 직관적으로 그려냈다.
'게임 저격수' 성수지(김지연 분)와 친구들은 직접 서열 피라미드를 깨부수고, 권선징악 결말을 맞는다. 학교 폭력으로 인한 피해도 적나라하게 드러났고, 학생들 스스로 문제를 깨닫고 게임을 멈췄다. 심각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울림을 안기는 마무리였지만, 인기를 얻다 보니 의도와는 다르게 작품을 모방한 학교 폭력을 우려, 주의를 당부하는 가정통신문이 일부 학교에 배포되기도 했다.
'피라미드 게임' 공개를 모두 마친 뒤, 최수이 작가는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작품을 성공적으로 마친 소감부터 작품이 가정통신문에 등장한 안타까운 사건까지 가감 없이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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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최수이 작가와의 일문일답.
Q. 성공적으로 작품을 잘 마친 소감.
촬영 전에 대본을 다 털었다. 그래서 기간이 좀 됐는데, 당시엔 시원한 게 많이 컸다. 지금 방송된 걸 볼 때는 스스로 아쉬운 부분도 보이고 시원섭섭하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털었을 땐 '해방이다' 이런 느낌이었다(웃음). 지나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이 있는 것 같다.
Q. 공개기간 중 티빙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또, 흔치 않은 여성캐릭터 '떼주물'로 기록을 낸 점도 남다른 의미를 가질 것 같은데 반응에 만족하는지.
당연히 감사한 게 먼저였다. 이번에 특히 더 느꼈는데, 같이 고생하신 분들이 조금 더 보람된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생각보다 더 크게 반응해 주셔서 그 부분이 감사하고 좋았다.
여성 캐릭터 등장도 언급을 많이들 해주셨다. 개인적으로는 여성이냐, 아니냐 보다는 다양하고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이 등장해서 좋아해 주시지 않았나 싶다. 이건 원작부터 그랬기에, 그 덕을 봤다고도 생각한다.
Q. 작품 공개 전, 원작 팬과 처음 접하는 이 모두에게 다음 회가 궁금한 작품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모두에게 잘 통한 것 같은데, 스스로 생각하는 흥행의 비결은?
감히 자평하자면, 엔딩 포인트들이 센 부분들이 있어서 다음 회차가 궁금하게끔 대본 작업할 때부터 생각을 많이 했었다. 어떻게 보면 원작이랑 다르다고도 느껴지지만 비슷한 부분도 많았을 것 같다. 대본 작업하면서 그 선을 잘 지키는 게 우선이었고, 그런 면에서 다음 회가 궁금했으면 좋겠다는 염원이 있었다.
Q. 선을 지킨다는 건 무슨 의미?
원작을 너무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그대로 갈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선 드라마화하는 적정선을 찾는 거다. 문법 자체가 다르다 보니까 변형이나 수정, 각색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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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은 웹툰과는 어떻게 다른 재미와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보는지?
개인적인 생각이긴 한데 방관에 대해서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재미적인 부분은, 웹툰은 좀 더 '떼주물' 느낌이 들었다면, 드라마는 수지 원톱물로 봐도 무방했다. (수지는) '먼치킨'이었다. 전천으로 움직이며 모든 사건을 해결하는 느낌도 줬고 자력으로 움직인다는 점이 조금 달랐다. 수지랑 친구들을 보여주는 것에서도 명자은, 표지애, 송재형, 임예림까지 한 무리가 되어 보이는 그림들이 청춘물스럽기도 하고, 우정을 보는 재미가 있지 않았나 싶다.
Q. 쓰면서도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이나 실제 드라마 나오고 재밌게 본 장면이 있는지.
원작에서부터 좋았던 부분인데, 수지가 에프(F)에서 벗어난 직후에 방관자로 돌아서는 부분이 있다. (보면서) '그래 보통의 사람이라면 저럴 텐데. 저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나?'라고 생각했고, 그걸 가져오고 싶었다. 태도 변화가 부담스럽지 않았기 때문에, 그 부분은 배우분의 연기도 그렇고 좋았던 지점이다.
Q. 드라마화를 하면서 폭력의 수위를 조절하는 것에도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 같은데.
감독님과 저만의 이야기는 아니고 모두와 같이 한 고민이었다. 에프(F)를 피하기 위해 반 친구들이 서로를 배신하고 권력에 엎드리는 게 납득이 될 정도로는 폭력 수위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했다.
다만 그게 너무 세면 쓰는 저조차도 거부감이 들 것 같아서 선을 지키는 과정이 있었다. 중심을 잡아야 하는 부분이 있었고, (이를 위해) 게임 규칙들이 몇 가지 있었다. (괴롭힘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는 규칙이 있다면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는 건 안 됐다. 표현이 걸러지는 부분이 있어서 거기서 조율을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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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청소년 관람불가 시청 등급임에도, 일부 어린 학생들 사이 '피라미드 게임' 놀이를 가장한 따돌림 현상이 확산돼 주의를 당부하는 가정통신문이 배포되기도 했다. 소식 접하고 창작자로서 책임감을 느꼈을 것 같은데, 이 현상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들었나.
폭력을 권하는 드라마가 아니다 보니, 놀랐고 마음이 무거웠다. 개인적으로는 '이걸 어떻게 알고'라는 의문이 있었다. 어쨌든 저희가 하고자 한 이야기는 '폭력 쓰지 마세요. 방관도 죄가 될 수 있습니다'라는 이야기 하고 싶었던 거다. 당연히 책임을 통감하는 부분도 있지만 안타까운 부분이 크다.
Q. 학생들 스스로 게임을 멈추고, 권선징악 결말을 맞았다. 전하는 메시지가 분명했음에도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는데, 다시 한번 직접적으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정리한다면.
교훈을 주고자 쓴 건 아니니까, 같이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 했다. 저는 폭력이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옮아가는가를 생각해봤으면 했다. 극 안에선 수지가 방관자에서 좀 더 나아가서 폭력을 조금이라도 멈출 수 있는 한 발자국을 내딛지만, 그건 수지에 한해서지 (시청자들에게) '그렇게 하라' 하는 이야기도 아니다. 저조차도 '그럴만한 용기가 있었나'라는 자문을 한 부분도 있고 '같이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정도다.
Q. 이 작품은 나에게 어떤 의미?
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좋은 반응을 주셨기에 앞으로 제가 어떤 작품을 하게 될 때 여러 면에서 많이 되돌아보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조금 더 조심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는 것 같고, 좀 더 과감하게 했어도 됐겠다 하는 부분도 '피라미드 게임'이 기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티빙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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