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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수 끝에 날아오른 '기린아' 이준석, 그는 어떻게 동탄을 뚫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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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3자 구도' 경기 화성을에서 막판 역전 성공…선거캠페인 역량·정권심판론 주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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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여울공원에서 당선이 유력시 되자 기뻐하고 있다. 2024.04.11./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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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4·10 총선에서 기사회생하면서 그의 향후 정치행보에 파란불이 커졌다. 당초 3파전으로 진행된 경기 화성을(동탄2신도시) 선거에서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밀리며 패색이 짙었으나 막판 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그의 선거캠페인 역량이 자신의 선거에서 처음 증명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특히 국민의힘이 108석을 얻는 '참패' 속에 개혁보수 정당으로서 거둔 승리라는 점에서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온 그가 향후 국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개표가 100% 마무리된 가운데 이 대표는 화성을에서 5만1856표를 획득, 42.41% 득표율로 당선됐다. 공 후보는 4만8578표를 얻어 득표율 39.73%로 2위를 차지했다.

여론조사에선 이 대표가 줄곧 공 후보에 밀린 2위로, 격차를 좁히는 추세였다. 개혁신당이 주장한 것처럼 지난 4일부터 시작된 '블랙아웃(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 동안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를 이룬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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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5일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공영운(왼쪽사진부터) 더불어민주당 후보,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각각 동탄4동, 6동, 7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2024.04.05./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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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우선 공 후보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공 후보가 군 복무 중인 20대 아들에게 실거래가 30억원 상당의 서울 성수동 주택을 증여한 점 등을 파고들어 '아빠 찬스' 문제를 제기했다. 공 후보는 토론회에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갭투자, 젊은이들 많이 하지 않나"라고 항변하다 논란을 일으켰다.

이 대표는 본 투표일을 이틀 앞두고 자전거를 이용한 '48시간 무박 유세'에 돌입하고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갖는 등 재기발랄한 캠페인을 벌였다. 경쟁자인 공 후보와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도 무박 유세에 동참했다. 이 대표가 선거 캠페인을 완전히 주도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가 지금까지 정치하면서 알고 있는 모든 캠페인은 다 썼다"고 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의 당선 동력은 그가 대선후보급 정치인이란 사실 자체"라며 "한국 정치를 통틀어 이 정도 네임밸류를 가진 사람은 거의 없다. 그 자체에서 정치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이 대표의 당선 요인은 그의 개인 역량뿐 아니라 '정권심판론' 구도에 있단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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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석 개혁신당 화성을 후보가 10일 오후 경기 화성시 동탄대로 라스플로레스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기뻐하고 있다. 2024.04.10.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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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일 정치평론가는 "화성을은 이번 선거를 정권심판론이 주도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며 "예를 들어 민주당 양문석, 김준혁 후보는 공 후보보다 더 큰 악재가 있었지만 당선됐다. 이 후보와 공 후보는 같은 정권심판론자끼리 붙었기 때문에 후보의 악재가 작동한 것"이라고 했다.

즉 대다수 선거구에서 민주당 후보 개인의 논란은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정권심판론'이란 큰 변수에 무력화됐으나, 윤 대통령에 반기를 들어온 이 후보는 정권심판론과 무관하기 때문에 공 후보의 '아빠찬스' 논란이 악재로 작동할 수 있었단 것이다.

이 대표는 당선 직후 "여당이 정말 준엄한 민심의 심판을 받았다"며 "바로 직전에 전국 단위 선거에서 대승을 이끌었던 그 당의 대표였던 사람이 왜 당을 옮겨가지고 이렇게 출마할 수밖에 없었을까라는 것에 대해서 윤석열 대통령께서 한번 곱씹어보셨으면 한다"고 했다.

이같은 이유에서 이 대표가 만약 국민의힘에 잔류했다면 여당의 총선 결과가 달라졌을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준석이 계속 당내에 있었으면 선거가 달랐을 수 있다. 2022년 선거에서 0.73%p(포인트) 차이로 이긴 데에도 '세대포위론' 전략 등 이준석의 역할이 컸던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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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윤석열 대툥령의 용기와 결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3.10.16.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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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40~50대는 민주당 지지가 강하고 장년층은 점점 줄어들어 국민의힘이 어필할 수 있는 건 2030세대"라며 "근데 이들이 이준석이 나가며 많이 이탈했다. 양천갑, 송파병, 영등포을 등 막판에 뒤집힌 서울 격전지는 개혁신당으로 간 청년 정치인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들었다면 승리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평균 연령이 34.7세로 젊은 동탄 주민들이 이 대표의 미래지향적 정책 비전을 선택한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극심한 네거티브전 속에서 동탄 주민들은 미래를 선택한 것이다. 정권을 심판하려면 공영운을 택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회에 입성하면 일단 국민의힘과 차별화된 목소리를 내며 독자적인 입지를 키워나갈 가능성이 높다.

이 평론가는 "응징, 심판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 맡기고 이준석 대표는 미래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며 "추후 이 대표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보수 진영 내 대권주자로 지지율이 오른다면 장기적으론 국민의힘과의 통합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여소야대의 극심한 대립이 예상되는 국회에서 이 대표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단 의견도 있다. 김 평론가는 "우선 개혁신당이 범여권인지 범야권인지, 범여야를 아우르는 제3지대의 개혁 정당을 하겠단 것인지 노선이 분명치 않다"며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과 공존하고 민주적 문제 해결을 하는 모습을 보일 때 똑똑한 청년을 넘어 지도자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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