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은 지난 8월 앱 첫화면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개편했다. 왼쪽 화면을 보면 일반배달(현 가게배달)과 배민1(현 배민배달)이 같은 크기로 배치돼있지만, 오른쪽 화면에서는 배민배달이 가게배달과 비교해 3배 이상 크다. 배달의민족 앱 갈무리 |
자사 우대(배민배달 밀어주기) 혐의를 받는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자체 시정 요청을 받아들여 애플리케이션(앱) 첫 화면을 개편하기로 했다. 배민이 직접 배달까지 책임지는 ‘배민배달’과 주문 중개만 하는 ‘가게배달’을 동일한 크기로 배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배민은 8일 보도자료를 내어, “배민 입점 사장님의 권익 신장과 고객의 직관적인 앱 사용을 돕고자 홈 화면을 개편한다”고 밝혔다. 화면 상단에 서비스별 탭을 만들어 배민배달, 가게배달, 장보기·쇼핑, 배민선물하기 등 배민의 서비스가 나란히 노출된다. 배민배달과 가게배달도 각각 같은 크기의 서비스 화면이 노출된다. 다만, 개편의 방향만 잡혔을 뿐 실제 적용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배민의 이번 조처는 공정위의 자체 시정 요청에 따른 것이다. 배민은 지난해 8월 앱 첫 화면을 개편하면서, 배민이 직접 배달까지 책임지는 ‘배민배달’(옛 배민1) 화면을 대폭 키운 반면, 주문 중개만 하는 ‘가게배달’(옛 일반배달) 화면은 작게 찌그러뜨렸다. 가게배달은 자영업자가 배달수수료 책정 방식을 정률제와 정액제 중에 선택할 수 있지만, 배민배달은 정률제만 적용된다. 배민이 앱 화면 구성 변경과 쿠폰 등 판촉행사 등을 통해 배민배달에 더 많은 주문을 밀어주고 있다는 자영업자들의 하소연이 빗발치면서 공정위가 독과점 남용행위인 자사우대 혐의를 적용해 공식조사에 돌입하기에 앞서 자체 시정을 요청한 것이다.
공정위는 앱 첫 화면 개편이 완료된 다음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만약 개편을 마친 뒤 자영업자들의 불만 민원이 더 이상 접수되지 않으면 공식 조사에는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세월호10년, 한겨레는 잊지 않겠습니다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기획] 누구나 한번은 1인가구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