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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안갯속 美통화정책에 '경상흑자'→'환율하락' 공식도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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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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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0원선을 뚫은 원/달러 환율이 최근 5개월 새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배당 시즌 등 원화 약세(달러화 강세) 재료들이 더해지면서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52.8원) 보다 0.4원 오른 1353.2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지난해 11월1일(1357.3원)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미국의 견조한 경제지표 발표 영향으로 분석된다.

미국 노동부의 지난 5일(현지시간)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비농업 일자리는 30만3000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 전망치(20만명)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6월 이후 최대폭 증가다.

강력한 비농업 고용 결과로 시장에선 연준의 6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기준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오는 6월 금리를 0.25%p(포인트) 인하할 것이란 전망은 48.7%로 집계됐다. 1주 전(56.8%)보다 8.1%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연준이 6월에도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은 같은 기간 42.1%에서 50%로 확대됐다.

실제 연준 인사들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이 줄잇고 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가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 자체를 부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는 것도 달러화 강세를 부추겼다.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피폭 이후 이스라엘과 이란 간 긴장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위험선호 심리가 위축되며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화 수요를 지지하는 모양새다.

원/달러 환율이 연일 고공행진하며 '경상수지 흑자→원/달러 환율 하락' 공식도 깨지고 있다.

보통 경상수지가 흑자를 나타내면 원화 가치가 높아지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이어진다. 한국은 지난 2월 68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는 등 최근 10개월째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고환율이 이어지고 있다. 연준의 통화정책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확대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달러화의 약세 전환 모멘텀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4월 배당시즌을 맞아 원/달러 환율 상승폭이 커질 수도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배당금을 본국으로 송금하기 위해선 원화를 달러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달러화 매수(원화 매도) 수요 급증에 따른 원화 약세(달러화 강세)가 예상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상반기 중 ECB(유럽중앙은행), BOE(영란은행)가 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인하할 확률이 높다는 가정까지 더해질 경우 글로벌 강달러는 당분간 꺾이기 어려운 추세"라고 밝혔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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