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란 군사적 분쟁
멕시코까지 원유 수출 감축
JP모건 "8~9월 100달러 도달"
원·달러 환율도 지속적인 상승
물가 상승 이끌 변수로 거론
7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되고있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2주 연속 올랐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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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분쟁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한 가운데 멕시코까지 원유 수출 감축에 나서면서 향후 1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환율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 유가와 환율 상승이 수입 물가 상승을 이끌어 국내 물가가 함께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수입 원유가격 기준인 두바이유는 배럴당 1.26달러 오른 90.89달러로 집계됐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0.65달러 오른 102.68달러, 자동차용 경유는 1.24달러 상승한 108.91달러였다.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주가량 지나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
4월 첫째 주(3월 31일∼4월 4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ℓ당 1647.0원으로 직전 주 대비 7.5원 상승했다.
미주 지역의 주요 원유 공급국인 멕시코는 지난달 자국 내 값비싼 연료 수입을 줄이는 차원에서 석유 수출을 35% 감소했다. 이는 2019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에 멕시코 국영석유회사인 페멕스는 최근 외국 정유사와 체결한 공급계약 일부를 취소해 멕시코 석유 수출은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러한 감축 소식이 나오면서 브렌트유 선물 근월물 가격은 지난 4일 90달러를 넘어서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멕시코, 미국, 카타르, 이라크의 3월 원유 생산량은 하루 100만 배럴 줄어들었다. 나아가 이라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와 맺은 감축 약속을 이행하면서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국제유가가 100달러까지 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JP모건체이스는 오는 8월 또는 9월까지 유가가 10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유가가 90달러를 크게 웃돌면 수요 감소를 야기해 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채권운용사 핌코의 원자재 포트폴리오 관리그룹의 그레그 셰어나우 총괄은 유가가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이 커지면서 지금과 같은 높은 가격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또 이스라엘이 이란의 에너지시설을 공격하면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지속되는 한편, 이스라엘이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 공격하는 등 지정학 갈등 약화되긴커녕 점입가경인 상황”이라며 “공급과 수요 양쪽에서 유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어 브렌트유 선물 근월물도 심리적 저항선인 90달러 넘어서면 수요 훼손 우려를 피할 수 없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유가 끌어내릴 재료는 현재로서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1350원대를 하단으로 삼고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물가 상승을 이끌 변수로 거론된다. 유가와 환율의 동반 상승이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면서 국내 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연장하며 물가 안정을 도모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유류세 인하율은 25% 수준인데 유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을 경우 30% 수준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계속 오르면 물가가 목표치(2%)에 도달하는 시점이 이연될 전망”이라며 “유가 급등 우려가 제한돼야 목표 물가로 가는 경로에 확신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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