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8~9월 100달러 전망…고유가, 연내 미 금리 인하에 부담
홍해를 지나는 유조선. |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으로 촉발된 최근의 국제유가 상승세는 멕시코가 원유 수출 감축에 나서는 가운데 미국의 여름 드라이빙 시즌에 가까워지면서 향후 100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주 지역 주요 원유 공급국인 멕시코는 지난달 자국 내 값비싼 연료 수입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석유 수출을 35%나 줄였으며 이는 2019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멕시코 국영석유회사인 페멕스는 최근 외국 정유사와 맺은 공급계약 일부를 취소하고 있어 멕시코 석유 수출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브렌트유 선물 근월물이 지난 4일 90달러를 웃돌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으며, 다음날인 5일에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멕시코, 미국, 카타르, 이라크의 3월 원유 생산량은 하루 100만 배럴 감소했다.
특히 이라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와 맺은 감축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왔으나 최근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또 원자재정보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OPEC 회원국인 아랍에미리트(UAE)도 지난달 중질유인 '어퍼 자쿰'(Upper Zakum) 출하량을 지난해 평균 생산량에 비해 41%나 줄였다.
이와 함께 유럽의 원유시장은 홍해에서 발생한 예멘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수백만 배럴의 원유가 아프리카 남단 항로로 우회하면서 공급이 지연돼 더욱 강한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이밖에 주요 북해 송유관 중단, 리비아 내 정치적 불안정, 남수단 송유관 손상과 함께 러시아 원유 수출에 대한 미국의 제재 등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다가 미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여야 간 정치적 합의를 계기로 베네수엘라 원유 유통과 판매 등에 부과했던 제재를 일부 완화했으나 최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애초 약속을 지키지 않으려고 하자 이번 달 제재를 재개할 수도 있어 공급 차질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같은 공급 감소와는 대조적으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정유업체들이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도로로 쏟아져 나오는 등 휘발유 소비가 최고조에 달하는 여름철에 대비해 생산량을 늘릴 준비를 하는 데다 미국과 중국 제조업 활동도 연료 사용량 증가를 예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한 유가 상승은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를 반전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으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에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유가 상승으로 인해 물가 상승 압력이 고조되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유가는 지난해 미국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렸다가 이제 다시 밀어 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는 10일 발표되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에서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몇 달 전 미국의 생산량 증가와 러시아 해상 원유 수출이 제재 확대에도 증가세를 보이면서 유가가 수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던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JP모건체이스는 오는 8월 또는 9월까지 유가가 10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유가가 90달러를 크게 웃돌면 수요감소가 촉발돼 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채권운용사 핌코의 원자재 포트폴리오 관리그룹의 그레그 셰어나우 총괄은 유가가 지정학적 위험 요인이 증가함에 따라 현재의 높은 가격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의 에너지시설을 공격하면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게다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을 표적으로 삼고 있어서 가격 상승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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