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가 지난 2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페어몬트 엠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통신 사업 전략을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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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기존에 구축했던 5G 28㎓ 기지국을 제4이통사인 스테이지엑스에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주파수 반납 이후 특별한 활용처 없이 놀고 있는 기지국을 처분할 좋은 기회라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스테이지엑스는 KT의 5G 28㎓ 기지국 매입 논의를 진행 중이다.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는 머니투데이에 "이통3사 중 한 곳이 기존 5G 28㎓ 기지국 판매 의사를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스테이지엑스와의 협력은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는 KT 관계자의 말처럼 가격 제시 등 구체적인 논의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지만, 양측의 매입·매수 의사는 확인한 셈이다.
이통3사가 구축한 약 5059대의 5G 28㎓ 기지국 중 스테이지엑스가 활용할 수 있는 것은 KT가 구축한 1586대뿐이다. 지난 1월31일 스테이지엑스가 획득한 5G 28㎓ 주파수는 이통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기지국 구축 할당량을 채우지 못해 지난해 반납한 2400㎒ 중 KT가 할당받았던 800㎒(26.5㎓~27.3㎓ 대역)이기 때문이다. 다른 주파수 대역을 활용했던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기지국은 스테이지엑스에게 무용지물이다.
KT의 5G 28㎓ 기지국 매매가 성사되면 KT와 스테이지엑스 모두에게 윈-윈(win-win)이다. KT 입장에서는 지난해 11월 주파수 할당 취소 후 놀고 있는 기지국을 팔 기회다. 스테이지엑스가 구매하지 않으면 매몰비용처리 해야 하는 고철 덩어리가 된다.
스테이지엑스 입장에서는 1600개에 가까운 기지국을 한번에 확보할 기회다. 빠르게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스테이지엑스는 지난 1일 "내년 상반기부터 28㎓ 핫스팟 지역에서 기존 5G보다 빠른 속도의 서비스를 데이터 과금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며 "지하철의 28㎓ 백홀 와이파이 구현을 위한 기지국 설치를 우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지하철역 218곳에는 이통3사가 공동 구축한 5G 28㎓ 백홀 와이파이용 기지국이 총 1526대 설치돼 있는데, 이 중 3분의 1인 약 500대가 KT 몫으로 알려졌다. 이 기지국을 확보하게 되면 스테이지엑스는 5G 28㎓ 서비스 개시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
관건은 스테이지엑스가 이렇게 확보한 기지국이 '의무구축분'에 포함될 수 있느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에 3년 내로 최소 6000대의 28㎓ 기지국을 구축하도록 했다. 이통3사 의무구축분(1만5000대)보다 대폭 축소된 규모지만, 중소사업자인 스테이지엑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5G 28㎓ 기지국 구축 비용은 대당 약 2000만원으로 알려졌다. 6000대를 모두 설치하려면 최소 1200억원이 필요하다.
만약 과기정통부가 이렇게 구매한 기지국을 의무구축분으로 인정해 준다면 스테이지엑스는 기지국 투자비용을 아낄 수 있다. KT가 보유한 기지국을 모두 판다면 전체 의무구축분의 4분의 1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의 입장은 스테이지엑스가 구매한 기지국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김경만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국장)은 "제4이통사인 스테이지엑스는 이제 기간통신사업자로서 국내 네트워크 전체에 새로운 설비를 투자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며 "기존 기지국 장비를 뜯어서 추가 투자 후 자신들의 망을 새롭게 구축한다는 의미라면 (의무구축분으로 인정할 지 말지) 해석의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KT가 구축한 기지국을 그대로 단순 활용만 한다면 의무구축분으로 인정해주기 힘들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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