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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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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비축유 40년 만에 ‘최저’ 찍은 미국, 고유가에 추가 구매 계획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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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22년 7월1일(현지시간) 멕시코 타바스코주 파라이소에 있는 도스보카스 정유소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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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최근 석유 가격이 급등하자 전략비축유 추가 구매 계획을 임시 철회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비축분이 역대 가장 적은 상황이라며 해당 계획을 발표한 지 4개월 만에 취소한 것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 회의체인 OPEC플러스(OPEC+)도 감산 정책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당분간 원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3일(현지시간) 미국 에너지부가 고유가로 인해 오는 8월, 9월 전략비축유를 조달할 예정이었던 루이지애나주 석유 매장지와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카리스마 트로이아노 에너지부 대변인은 “중요한 국가 안보 자산을 성공적으로 보충하기 위해 시장 역학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략비축유는 산유국으로부터의 공급중단, 수송 문제 등으로 석유공급에 차질이 생길 때에 대비해 비축해 놓는 석유다. 미국은 1973년 제1차 석유 파동 이후 루이지애나주, 텍사스주 지하에 대량의 석유를 보관하고 있다.

앞서 미국은 전략비축유 보유량이 40년 만에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늦어도 오는 5월까지 300만 배럴의 전략비축유를 사들이겠다고 지난해 12월 밝혔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유가를 낮추려는 목적으로 전략비축유 1억8000만 배럴을 전 세계 시장에 풀었고, 이 여파로 보유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2021년 6억 배럴대를 유지하던 전략비축유는 지난해 7월 3억4675만 배럴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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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략비축유 보유량 그래프.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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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앞서 미 정부가 전략비축유를 배럴당 79달러 이하로 구매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지만,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소 공격, 중동 분쟁 확대 가능성 등 상황이 미국이 전략비축유를 사는 데 걸림돌이 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OPEC+는 석유 공급 부족이 전망되는 상황에서도 일부 회원국이 원유 생산량을 약속한 양보다 더 늘렸다며 2분기 일 220만 배럴 감산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OPEC+의 결정과 맞물려 국제유가는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0.28달러(0.33%) 오른 배럴당 85.43달러에 거래됐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날 종가 대비 0.43달러(0.48%) 오른 배럴당 89.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둘 다 지난해 10월 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원유 공급이 줄면서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올레 한슨 삭소뱅크 원자재 전략 책임자는 “원유 감산 정책을 유지하기로 한 OPEC+의 결정에 따라 원유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지오반니 스타우노보 UBS 전략가도 “OPEC+가 회원국들의 생산량 준수에 중점을 두면서 석유 시장의 공급 부족 현상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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