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자산 선호 심리 위축…대만 지진도 증시 수급에 부정적 영향
시총 상위 30종목 중 28개 종목 하락…삼성전자 외인 매수세는 지속
악화된 대외 환경에 코스피 2,700 지지력 테스트할 듯
코스피 외국인 '셀코리아' (PG) |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국내 증시는 3일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1%대 약세로 마감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순매수세를 이어온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천720억원어치의 주식 현물과 1조2천230억원어치의 코스피200 선물을 순매도했다. 주식 현물 기준 7거래일만의 '팔자'다.
미국 금리 인하 전망이 후퇴하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한 데다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 고조로 인한 유가 상승, 고환율이 겹치면서 위험 선호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50.3으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등 미국 경제가 견조하다는 지표가 잇달아 발표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전날(2일) 미국 증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00%) 등 3대 지수가 모두 하락 마감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4.4%까지 올라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예상보다 강한 수요가 확인된 데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 시설 공격 등으로 공급이 위축되면서 상승 중이다.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 폭격을 계기로 이란과 이스라엘 간 긴장감이 고조된 것도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348.9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연고점을 경신했던 전날보다는 3.2원 내렸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대만에서 규모 7을 넘는 강진이 발생하면서 아시아 지역 증시 전반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진 것도 국내 증시 수급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최근 단기 급등 부담과 고환율에도 '바이 코리아' 기조를 지속해온 외국인들은 결국 이날 국내 증시를 이탈했다.
외국인의 태세 전환에 코스피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 30개 중 28개가 하락하면서 맥없이 2,700대로 물러섰다.
HBM 경쟁 치열해지나…SK 이어 삼성도 본격 가세 (CG) |
이런 와중에도 삼성전자[005930]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는 이어졌다. 이날 외국인의 삼성전자 주식 순매수 규모는 2천113억원으로, 코스피 종목 중 가장 컸다. 12거래일 연속 순매수다.
반면 외국인은 SK하이닉스 주식을 91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두 대장주 모두 이날 약세를 면치 못했지만 삼성전자(-1.06%)에 비해 SK하이닉스[000660](-3.81%)의 낙폭이 컸다.
삼성전자에 외국인 자금이 계속 유입되는 것은 오는 5일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와 전망(가이던스)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덕분으로 보인다. 여기에 대만 지진으로 인한 TSMC 생산 차질 우려가 나오면서 삼성전자의 수혜 기대가 일부 작용했다는 해석도 있다.
삼성전자의 기세가 쉽게 꺾지 않는다 해도 6일 코스피는 악화된 대외 환경 속에서 약세 흐름을 이어가며 2,700선 지지력을 테스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5일 삼성전자 실적 발표와 미국 3월 고용지표 결과에 따라 증시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며 "다만 추가 반등 시도가 있더라도 최근 상승 추세에서 더 강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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