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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가계대출 11개월만 2.2조↓…"당국 주문·부동산 부진 영향"

머니투데이 김도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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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가계대출 11개월만 2.2조↓…"당국 주문·부동산 부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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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 변화/그래픽=조수아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 변화/그래픽=조수아


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11개월 만에 감소했다. 금융당국이 최근 가계부채 관리를 주문하면서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속도조절에 나선 탓으로 풀이된다. 고금리가 이어지고 부동산 경기가 아직 살아나지 않는 점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693조5683억원으로 전월(695조7922억원)보다 2조2238억원 줄었다. 가계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같은 기간 4494억원 감소한 536조6470억원을 기록했다. 가계대출과 주담대 잔액이 줄어든 것은 각각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02조4021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2830억원 줄었다. 2021년 12월 이후 지난해 10월을 제외하고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가계대출이 11개월 만에 감소 전환한 데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주문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1월 5대 은행을 보유한 5대 금융지주는 '가계부채 현황 점검 회의'에서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2% 이내로 관리하겠다고 금융당국에 보고했다. 이어 지난달 13일에도 금융당국은 5대 금융 및 인터넷전문은행 재무 임원들을 만나 주담대 경쟁을 자제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도 대출금리를 조정하며 가계대출 관리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이날 주담대 금리를 0.1~0.3%포인트(P) 높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가계부채 속도를 조절하고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금리를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도 각각 지난달 말과 지난 2월에 주담대 금리를 인상했다.


이날 기준 5대 은행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연 3.06~5.48%로 지난 1월2일(3.28~5.33%)과 비교해 하단이 0.22%P 내렸지만 상단은 0.15%P 올랐다. 같은 기간 변동형 금리는 4.51~6.23%에서 3.90~6.01%로 상하단이 모두 떨어졌다. 다만 2월말 5%대로 진입했던 상단이 다시 6%를 넘어서며 횡보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은 지난해 11월 이후 18주 연속 내림세를 그리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지난해 8월 3899건으로 정점을 기록한 후 감소세를 보이며 지난달(집계중) 1868건까지 감소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달 들어 부동산 시장이나 자금 수요에서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주문에 따라 은행권이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나섰기 때문으로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73조3761억원으로 전월(886조2501억원)보다 12조8740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적금 잔액은 31조3727억원으로 1조8478억원 감소했다. 예적금이 줄면서 대기성자금인 요구불예금은 33조6226억원 늘어난 647조8882억원을 기록했다.

3월 예적금 등 수신잔액이 줄어든 것은 계절성 요인이 큰 탓으로 풀이된다. 매분기말에는 보통 자금 수요가 늘어 예적금이 줄고 대기성자금인 요구불예금이 늘어난다. 특히 3월에는 이사·입학 등 행사가 몰려 가계의 자금 수요가 확대된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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